시민사회, 27일 도청 앞 도로서 집회
보건의료노조와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7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 도로에서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어 녹지국제병원의 개설허가를 취소하고 공공병원으로 인수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국내 첫 영리병원의 개원을 앞두고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노조와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7일 제주도청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녹지국제병원의 개설허가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14일 녹지국제병원의 모기업인 녹지그룹 측은 제주지방법원에 내국인 진료제한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내국인 진료 제한은 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마지노선”이라며 전담법률팀을 꾸려 녹지그룹 측 소송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나길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많은 법률전문가들이 의료법 15조(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거부 금지)를 근거로 이 소송에서 제주도가 필패할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면서 “내국인 진료가 허용된다면 녹지그룹 측이 다시 영리병원을 개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소송에서 제주도가 승소한다면 국제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이어 “국제분쟁에선 국내 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투자자의 이익을 위한 판정을 한다고 한다”며 “제주도가 행정소송에서 패하게 되면 이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녹지그룹 측에 손해배상을 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유재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원 지사는 ‘의료체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외국인 진료만 허가했다’면서 정치적 명분을 가져가고 있다”며 “그러나 녹지국제병원을 운영하는 녹지그룹 측은 내국인 진료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 부위원장은 이어 “원 지사는 의료체계를 지켰다는 명분을 얻은 것”이라며 “우회 투자 의혹을 받는 병원자본들은 원 지사에게 외국인만 허용하는 허가만 받고 그 이후부터 소송을 통해 내국인 허가까지 받는 법적 고리를 완비해 국내 8개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도입하겠다는 음모가 아닌 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원 지사가 억울하다고 생각된다면 3월 4일이 지나 제주영리병원 허가를 취소하면 된다”며 “영리병원을 취소하면 잘 못 알고 의혹을 제기한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5일 외국인 진료만 허용한다는 조건을 걸고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했다. 의료법에 따라 녹지국제병원은 허가 90일 이내인 다음달 4일 개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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