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을이 너무 아쉬워 서울대공원을 찾았습니다.
어릴 적 가물가물한 추억 사이로
붉디붉은 낙엽들이 흩날리더군요.
오랜만에 동물원에 가고 싶었던 소원풀이도 했습니다.
어린애도 아닌 다 큰 어른이 왜 동물원이었을까요.
호랑이도 구경하고 곰이랑 놀고 원숭이를 보며 키득대고...
올해 태어났다는 기린과 하마는 귀엽다기엔 어찌나 덩치가 큰지요.
아, 무방비상태에서 웃음을 맘껏 즐긴다는 게
이렇게 유쾌하구나...
웃음이 방울방울 공중에서 터지는 기분이랄까요.
마음 한편으론 '저들은 고향 아프리카를 기억이나 할까?'
연민의 마음을 품기도 했죠.
재주를 부리며 관람객들의 먹이를 받아먹는 동물들이지만
뭐, 또 직장인들의 처지도 저것과 다를 바 아니라는
씁쓸한 생각과 함께.^^
그래도 눈부신 가을은 아름다웠습니다.
리프트를 타고 가을 바람샤워~
둥실 떠올라 구름인 양 낙엽인 양 한껏 들떠서
디카 셔터를 마구마구 눌러댔습니다.
가는 가을, 가까운 곳에서 계절을 느껴보세요.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운 추억과 함께
지친 도시인들을 어루만져주는 자연의 대단한 선물이
가득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