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행 여배우’에 관심 증폭…경찰 “관련 여성들 모두 일반인”
승리게이트에 여자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정준영 몰카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정준영 몰카에 등장하는 여성들 가운에 여자 연예인이 여럿 포함돼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돌기 시작한 것. 한두 명씩 여자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리스트 형태의 악성 루머까지 확대됐다. 기본적으로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안으로 굳이 해명해야 할 가치도 없는 악성 루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워낙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터라 일부 여자 연예인은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며 사실무근이라고 해명을 해야 했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있는 전 빅뱅 멤버 승리. 고성준 기자
물론 정준영 몰카에 등장하는 여자 연예인이 실재 존재할 수도 있다. 정준영이 연예계에서 활동하며 동료 여자 연예인과 교제를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연루된 여자 연예인은 모두 피해자다.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철저히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다행히 여론도 ‘그게 누구냐?’는 호기심보다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쪽으로 흐른 데다 수사 기관도 이 부분을 철저히 조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다시 공포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몰카에 등장하는 피해자가 아닌 승리게이트에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연루된 여자 연예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바로 성매매 의혹이다.
이미 단톡방 등을 통해 ‘창녀’, ‘잘 주는 애’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렇지만 수사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단톡방 등을 통해 상당한 증거가 확보된 데다 압수한 휴대폰 등을 통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정준영과 달리 승리를 둘러싼 수사는 증거와 진술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정준영과 달리 승리가 관련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승리의 경우 카톡만을 증거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성매매 내지는 성접대에 관여한 여성들의 진술 등 제3자의 적극적인 범죄 혐의 입증 증언이 필요한 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는 것.
그런데 최근 경찰 수사가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MBN은 경찰이 2년 전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 생일 파티에서 성접대 또는 성매매 알선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외에도 여러 건의 승리 성매매 관련 구체적인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이제 비로소 승리의 성매매 알선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 이 부분에서 연예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만약 경찰 수사 과정에서 승리를 통해 성매매 내지는 성접대에 관여한 여자 연예인의 이름이 나올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프레임이 바로 ‘연예인 성매매’로 변질될 수도 있다. 이미 성현아 사건에서 시작돼 동일 브로커로 인해 두 번이나 연예인 성매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벌어진 바 있다. 이미 휘발성이 강력한 승리게이트에 연예인 성매매가 더해진다면 연예계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실제로 이런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공개된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 등이 단톡방에서 나눈 대화가 그 시초가 됐다. 지난 2015년 이들은 일본인 사업가 A 회장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또 다시 성매매 알선 의혹이 불거진 것. 그런데 여기서 묘한 대화가 오고간다.
정준영이 “알겠다. 여자들 8시까지 오라고 하면 되지?”라고 묻자 돌연 최종훈은 “승리야 ○○○(여배우) 뉴욕이란다”라고 답한 것. 이에 승리가 “누나 또 뉴욕 갔어?”라고 반응하자 최종훈은 “여튼 배우 X들은 쉬는 날은 다 해외야”라고 답변했다. 물론 그 자리에 여자들을 부르는 것과는 무관하게 평소 친분이 있는 누나인 여자 연예인의 뉴욕행을 언급한 것일 수도 있지만 톱스타급 여배우를 그 자리에 부르려 한 것이라는 의혹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대화 내용이다. 이런 까닭에 온라인에선 2015년에 뉴욕에 간 여배우가 누군지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뉴욕행 여배우’로 촉발된 관심은 또 다른 여자 연예인이 승리 일행의 권유를 받고 그런 자리에 참석했을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결국 이는 이번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아직 경찰 수사는 이 방향까지 진전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승리의 성매매 알선 관련 수사 과정에서 연루 여성들의 신상도 어느 정도 확보되고 있지만 모두 일반인으로 연예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