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수들, 목요일~일요일 쉬기 위해 강의시간 임의 변경…화·수요일 강의 몰려 강의실이 부족
박민서 목포대학교 총장이 일요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일요신문=무안] 강효근 기자=국립목포대학은 지난 1946년 목포사범학교로 개교 이후 교육대학, 초급대학을 거쳐 지난 1979년 4년제 단과대학인 국립목포대학으로 승격됐으며 다시 지난 1990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후 전남 서남권의 중추적인 고등교육 기관으로 역할을 해오면서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 삼호조선(구 한라조선) 건립에 이어 대한조선이 이어서 해남에 둥지를 틀면서 인근 영암의 대불산단이 조선특화 단지로 조성되고, 그로 인해 조선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목포대학이 발 빠르게 조선 관련 학과를 운영하면서 이 지역에서 필요한 고급 조선 인력을 배출하는 등 지역 거점대학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대학이다.
그러나 이번 제8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총장 선거에 당선된 당선인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육부의 총장 승인 거부로 다시 총장 선거를 치르는 등 내홍을 겪었으며 그 결과 박민서 교수가 제8대 총장에 당선됐다. 본지는 지금 지역대학의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박민서 총장으로부터 목포대학의 현안과 미래를 위한 의견을 듣고 가감 없이 싣고자 한다.
첫째, 이번 총장에 취임하기까지 두 번의 선거를 치렀다. 현 정부 정책 기조가 아니더라도 교육자의 덕목은 가르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총장이기 전에 학자로서 교육자는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하는가?
“옛날에는 대학교육이 지성교육 인성교육이었다. 난 거기에 하나 더해서 직업교육이라 생각한다. 거기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인성교육이고, 그다음이 지식교육과 취업교육인데 지금 대학은 취업교육 위주로 가고 있다. 지식을 위한 교육이라 해봤자 그것도 취업을 위한 교육이다. 인성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
“이러한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공동체 정신을 말하는 데 총장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이제까지 교수하면서 학생들에게 공부 잘하란 말을 한 적이 없다. 또 아들딸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말할 자격이 있는가는 모르지만 그런 면에서 교수도 품격 있는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평가의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평가의 공정성이 학교 교육에서부터 결여됐다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자라서 사회 진출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때 평가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학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평가의 공정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이 성실해야 하고, 원칙이 있어야 한다. 난 직원들과 관계에서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인사를 공정하게 하고, 나 스스로부터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원칙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공유해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셋째, 지금 대한민국은 지방대학이 위기라고 교육계에서는 걱정한다. 특히 목포대학이 있는 전남 서남권은 조선 경기 침체와 변변한 직장이 없는 관계로 지방대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만 목포대학이 지역의 중추적인 교육기관의 역할과 명성을 지킬 수 있다고 보는가?
“이것이 우리 학교만의 문제라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다. 취업이 안 되는 것과 학생 수가 급감하고,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사회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우리가 해보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과 직원과 교수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학생과 직원이 열심히 하더라도 교수들이 자기중심적으로 한다면 안 될 것이고, 반대로 교수가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반응이 없으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전라남도 시·군을 다 돌아다녔어도 나주 혁신도시를 못 가고 있다. 가서 어떻게 취업을 시켜 달라고 말해야 하는가? 혁신도시 공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남대학교에 30% (취업)배정한 것 중 15%는 다른 대학으로 줘야 한다는 것이 다른 대학 총장들의 의견이다. 현재 15~17%를 (공기업)뽑는데 전대만 욕할 수 없다. 우리 학생들보다 실력이 낫기 때문이다. 실력이 안 되는 학생들이 노력하고, 우리 교수들이 더 열심히 지도해야 한다”
“그다음이 총장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전라남도에 400개 기업이 있는데 이들이 원하는 사람이 대학졸업자가 아니라 기술학교 졸업생이다. 현실적으로 대학 졸업자가 갈 곳이 없다. 또 그 회사에서는 대학을 안 나와도 중간 사무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하지만, 회사들은 폴리텍대학을 나왔거나 마이스터고나, 공고 출신자들을 원하는 것이다. 400개 기업이 있다 해도 대학졸업자들을 뽑을 수 있는 조건이 안 되어 있는 엇박자인 것이다.”
넷째. 사회적 환경이 지방에 있는 목포대학에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지방대학의 특성을 살릴 방안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 예를 들어 선진 외국대학과의 교환학생 제도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은 대학 선택에서도 외국학교와 교환학생 제도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델라웨어대학에서 디즈니월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인턴쉽(internship) 해서 거기서 4주 받고 델라웨어대학에서 4주 받고 디즈니월드에 가서 5개월 연장 근무할 수 있도록 되는 교환학생을 뽑고 있다. 전남대에서 10명, 제주에서 10명을 했다고 한다. 그분들을 모시고 우리 대학에도 해 주라고 했더니, 그분이 “최소한 토익이 780점 이상은 되어야 한다. 본래 기본이 토익이 850점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힘을 써 주시면 되지 않겠냐? 했더니 그분 말씀이 “미국이란 사회는 실력으로 되는 것이지 누구 배경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디즈니월드를 대신해서 델라웨어대학서 사람을 뽑아 교육해서 근무를 시키는 것이라서 그분들이 10월에 오면 모든 사람을 면접할 수 없어 목포대의 경우 최소 토익점수가 780점 이상이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해서 지원자를 선발한 계획이지만, 이 기준에 미치는 학생들이 몇 명 안 되는 것이 우리 목포대 학생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토익 교육도 한 강좌만 할 것이 아니라 2명이 모이든 5명이든 10명이든 300점대, 500점대, 700점대 등 점수대로 나누어서 교과를 개설해서 수업하라고 했다. 지금 학생들의 성적 문제는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방의 유력 국립대학들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
다섯째, 목포대학과 전남 서남권의 오랜 염원이 의과대학 유치였다. 그러나 의과대학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고, 그 원인은 정치적인 것과 정책적인 것도 있지만, 의과대학이 유치되면 예산이 의과대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해 이를 못 마땅히 여기는 목포대학의 일부 교수들의 반대와 의지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의과대학 유치와 관련된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다.
“우리 학교 예산이 1480억이고, 그중 교육에 필요한 예산을 빼면 실제 운영비가 300억 정도 된다. 거기서 장학금, 환경미화와 대학회계직 월급 주고, 시설비를 빼면 실제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이 얼마 없다. 목포대학에 의과대학이 오는 것은 다른 대학에 의과대학이 없으니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전남 서남권이 의료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의과대학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이다. 정책이란 것이 무엇인가? 국가의 행위다. 즉 문제가 있으므로 국가가 해결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목포대에 의과대학이 와야 하고, 또한 국고지원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의과대학이 설립되려면 3680억의 예산이 든다고 했는데 목포대학이 어떻게 해서 이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겠는가? 300억씩 모아도 10년이 넘게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정책 사업으로 해서 주라는 것이다. 선생들은 내 파이가 줄어든다고 하는 데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고, 또 하나 서남권의 7개 시·군이 출현한다면 그것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 년에 50억씩만 출현해도 350억이 된다. 함평이나 영광서 땅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나 의과대학은 땅만 있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재원이 많이 들어가는 이러한 것은 한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할 일이 아니다. 국가의 정책 사업은 100% 국가보조 사업이므로 다른 학과에 피해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또한 일반 의과대학보다는 서남권의 특성상 노인이 많이 있으므로 노인전문 특화 의과대학으로 개설한다면 지방에 있지만, 충분히 의과대학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여섯째, 지금 대학교육이 가장 큰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해야 할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주변 탓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대학의 역할이 수도권 대학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인간 측면에서 본다면 정말 누구나 할 것 없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하면 창피하지만, 왜 교수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냐면 어떻게 자기가 먹고 살고 자식들을 교육 시키느냐? 근본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 내가 다 양보해도 2학기부터 교과 과정을 운영하면서 시간표 변경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더니 벌써 반발이 나온다.”
“그러나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수들이 휴강을 하고, 대체강의 일정도 자기가 임의대로 정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알바도 하고 자기 계획이 있는 데 안 오면 결석처리를 한다. 또 하나 학기 초 모듈(강의시간)을 바꿔 버린다. 월요일하고 수요일 해 놨는데 교수가 화요일로 바꾼다. 그러면 학생들이 그 수업을 못 듣게 돼 수강을 취소하고 다른 과목을 듣게 된다. 더구나 교수들이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기 위해)따 빼고 화요일 수요일에 강의가 몰리다 보니 강의실이 부족하다.”
“수업을 받기 위해 옆방에서 의자 책상을 빼와서 수업을 듣고 그 옆방에서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또 의자 책상이 없다는 말을 학생들에게 듣고 내가 학생들하고 대화를 하기 잘했구나 생각했다. 이런 문제를 총동문회에서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개선해 주라고, 난 외부강의나 도청 회의를 많이 가지만 강의를 빼고 가지는 안했다. 사람들이 처음 한 번은 쉽지만, 자주 하다 보면 양심의 가책을 잃어버린다. 또한, 우리 학교가 연구중심, 교육중심 학교라 해서 수업을 빼먹으면서 까지 연구를 하면 되겠느냐? 연구만 잘한다고 해서 무슨 우수 교수가 되겠느냐? 그 연구도 학생과 관련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학생과 전혀 관련이 없는 4차원적인 논문을 써 놓고 학생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이런 문제는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회와 동문회에서도 교수들의 강의시간 임의 변경과 수업을 빼 먹는 이런 문제를 총장 개인에게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교수들에게 분명히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지켜지고, 주인의식이 있어야만 우리 목포대학이 유지되고 발전되고 지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학교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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