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 자연 파괴...농수 고갈 불보 듯 뻔해
골프장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본격적인 저지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일요신문=부안] 강철수·박웅현 기자 = 부안군에는 올해 역시도 도청마을 집단군유지 내 골프장 개발을 두고 군과 주민간 갈등이 어김없이 일고 있다.
앞서, 권익현 부안군수가 취임 일선에서 부안군정의 최우선 과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꼽으며, 지역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설치 및 지역경제활성화통합센터 운영과 가력항 국가어항 지정 추진, 복합휴양타운 조성으로 전국 최고의 휴양도시 부안 등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5대 핵심공약으로 선정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군과 주민들이 개발에는 뜻을 함께하고 있지만 세부내용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군은 변산면 도청마을 집단군유지 넓이는 약 122만㎡로 축구장 약 171개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로, 부안군은 지난 민선 3기 때부터 이곳을 개발하려 노력했지만 번번이 계획은 무산됐다.
개발 예정부지는 군유지로서 변산면 마포리 산 59-4 일원에 분포돼 있다. 격포영상테마파크를 감싸고 있는 임야와 전·답으로 구성돼 있으며, 격포리와 도청리, 마포리 3개 리가 걸쳐 있을 만큼 큰 면적으로 총 338필지에 37만 3678평에 달한다.
대부분이 계획관리지역으로 돼 있어 개발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국도 30호선이 접해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문제가 재점화 된 것은 지난달 16일 군이 변산면 도청리 마을회관에서 ‘격포지구 집단군유지 개발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리면서부터다.
이날 설명회는 개발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라는 기본 방향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부안군은 한국도시재생기술연구원이 실시했다는 용역 결과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군유지를 활용한 민자 유치의 대안으로 골프장 건설이 제시돼 있으며, 사업비는 약 1120억 원이며 연간 4만 5000명이 찾을 것이라는 수요예측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골프장 개발만은 있을 수 없다며 거듭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골프장의 경우 투자자를 끌어낼 유용한 아이템이긴 하지만 개발과 보전, 손실과 이득을 두고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자연환경 파괴를 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 곳 주민들은 “상시적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곳이다. 골프장은 풀씨하나 없는 물로 잔디를 키우기 때문에 지하수를 파게 되고 이는 지하수 고갈의 한 원인이 될 게 뻔하다. 특히 개미 한 마리도 살수 없는 고도의 농약이 살포되고 있어 그 약물이 결국 어디로 갈 것인지 불 보 듯 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골프장 개발은 흙을 일정 깊이만큼 파내고 인공 흙을 덮어 잔디를 길러 내 동식물뿐만 아니라 곤충도 모두 제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잔디는 숲에 비해 물 보유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해 결국 지하수 고갈의 원인돼 인근지역의 농업용수 부족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부안군은 민간 투자 유치를 받아야 하는 만큼 골프장을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 놓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민선 7기에도 다시 재점화 된 격포 골프장 건설 논란.
개발 형태를 두고 군과 주민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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