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주지도 않는다” 잇따른 시장 면담요청 거절에 보육업계 분통
일각에선 시장이 애초부터 무리한 약속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폐원하는 어린이집에 지원금을 주는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어린이집 업계는 폐원지원금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법적 근거는 없지만 폐원지원금을 만들어서 주겠다”는 시장의 약속 때문이다.
어린이집 업계는 폐원지원금에 대한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면담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폐원지원금의 주요 근거가 될 보육관련 용역 결과 공개 요구에도 시는 “아직 검토 중”이라며 공개를 미루고 있다.
용역 결과 보상금액이 턱없이 낮게 나오자 원장들의 반발을 우려해 외부 공개를 꺼린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잇따른 시장면담 불발과 시의 묵묵부답에 시장이 약속한 폐원지원금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업계는 폐원지원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무렵인 지난 7월 시 조직개편을 통해 보육담당 팀장과 직원이 전격 교체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당시는 보육관련 용역 결과가 나온 이후라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어야 할 시기였다.
이로 인해 수면 위로 가라 앉아 있던 폐원지원금 문제는 어린이집 연합회 측의 문제제기로 현안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업계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시의 처신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의 폐원지원금 발언 이후 폐원을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어린이집이 여럿인데다 시의 지원금 지원 여부에 따라 폐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어린이집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어린이집은 적자운영을 감내하면서까지 시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원장들은 “용역결과 폐원지원금에 대한 금액이 낮게 나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원장들을 다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장은 “회피하는 인상을 줄게 아니라, 저출산 문제로 가뜩이나 어려운 보육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빠른 시간 내 가부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여주시 결정에 따라 폐원여부를 판단해야 할 우리들의 입장도 헤아려 달라”며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면 자리를 마련하겠다”면서도 “그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항진 시장은 지난해 9월 어린이집 원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민간 어린이집의 지원방안을 설명하던 중 폐원지원금에 대해 언급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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