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의회 전경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이천시시의회(의장 홍헌표)가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인 업무추진비를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대부분을 식사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이천시에 따르면 이천시의회(이하 시의회)는 매월 의장 2,610,0000 (연 31,320,000원), 부 의장 1,250,000원( 연간 15,000,000원), 각 상임 위원장 870,000원(연간 10,440,000원) 씩 3명(연간 31,320,000원)에게 의회운영 업무추진비로 총77,640,000 원의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시의회가 정보공개를 통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의회는 2019년 10월까지 기관 운영업무추진비로 55,659,120원을 지출했고 이 가운데 53,630,860 원을 식대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내역으로는 전체 317건 중 출처가 불분명한 ‘유관기관과의 간담회 식대지급’이 146건으로 주를 이루었고 ‘수행원, 직원 격려 식대 지급’ 73건, 언론인과의 간담회 20 건, 의원. 직원 간담회 13건, 의정현안 협의간담회 10 건 등으로 업무추진비의 96%를 식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한정식, 고기, 회, 참치 등 고가의 식대 지급에는 너그러운 의회 업무추진비가 정작 현장(돼지열병 초소)등에서 휴일도 반납한 채 땀을 흘리는 비상 근무자들에게는 햄버거, 피자 등 간식비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더욱이 10월까지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 22,036,490 원을 사용하고 있는 홍헌표 의장은 ‘돼지열병 초소 격려 간식비’로 인근 농협에서 37,000 원의 간식비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또한, 업무를 관장하는 의회 사무과 관계자는 취재 확인을 위해 업무추진비에 대한 상세내역을 요구하자 “의원님들이 제출하신 제안서대로 집행을 했을 뿐”이라며 “상세내역이 필요하면 정식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기관장의 업무추진비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천시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관업무추진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업무추진비에 대한 지출현황만 공개하고 있어 해당 업무추진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종류의 업무추진비로 활용되는지 전혀 파악 할 수 없는 주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뿐 아니라 ‘시민이 주인인 이천’에서 시민이 정책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지방의회 업무추진비는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의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과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집행대상 직무활동 범위는 불우소외계층에 대한 격려, 지역 홍보, 체육활동 지원, 업무추진을 위한 각종 행사, 현업(현장)부서 근무자 격려, 지원업무추진 유관기관 협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에 밝혀진 사용 내역을 보면 의회 업무추진비가 얼마나 엉망으로 집행됐는지 알 수 있다”며 “대부분 간담회 등을 빙자한 식대로 부당하게 사용된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의회 스스로 도덕성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주민감사청구도 불사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천시의회는 지난 11월 6일 ‘직원 간 역량강화 체육대회 단체복 구입’명목으로 의원 9명, 직원 16명이 고가의 브랜드로 알려진 H사의 남방 등을 단체복으로 구입해 8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혈세낭비 라는 또 다른 비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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