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실 고장 발생, 동파방지 핑계 폐쇄…등산객 원성 자자
전북 완주군 모악산 도립공원 등산로에 설치된 화장실이 관리부실로 인해 고장이 났으나 완주군이 동파방지를 핑계로 페쇄해 등산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완주군이 2016년 모악산 도립공원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길 수왕사 인근 등산로에 설치한 화장실이 제대로 관리가 안돼 화장지와 오물이 쌓여 이용에 큰 불편을 주다가 이마저 수개월째 폐쇄돼 사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해당 화장실에는 ‘동파방지 화장실 폐쇄’와 ‘고장 사용금지’라는 안내문구 겹쳐 붙여있다. 처음에는 동파방지를 위해 화장실을 폐쇄했다는 안내 문구를 붙였다가 나중에 그 위에 고장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화장실은 청소나 시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물과 휴지가 쌓여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여러 번 반복됐으며 악취가 발생했고 특히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 이후 더욱 심각했다.
한때 일부 등산객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관리해 청결상태가 유지됐으나 화장실 관리를 맡고 있는 완주군 모악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화장실 관리에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었다.
등산객의 화장실 청소가 중단되면서 관리사무소의 무관심으로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고 심지어 분뇨처리 시스템의 모터가 고장이나 악취가 발생했는데도 제때 수리가 이뤄지지 않아 등산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기도 했다.
그러나 완주군 모악산 관리사무소가 청소와 고장 수리는커녕 화장실 관리가 어렵고 분뇨처리 시설의 순환펌프 모터까지 고장이 나자 동파방지를 핑계로 화장실을 폐쇄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해당 화장실은 모악산 구이 도립공원에서 대원사와 수왕사를 거쳐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겪던 등산객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완주군이 7,700여만원의 예산으로 2016년 10월 수왕사 인근 등산로에 세운 것이다.
시공 과정에서 산림청 익산림항공관리소 소속 대형 헬기가 자재 운반을 지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오폐수 배출이나 악취를 최소화한 친환경 시설이라는 점에서 환경보호는 물론 등산객들의 이용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 화장실은 충남 아산에 소재한 E사가 제작한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로 분뇨는 미생물의 먹이로 사용해 분해 소멸시키고 분뇨 오수를 친환경 처리방식으로 정화시켜 세정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수세식이면서도 2차 오염이 전혀 없으며 물이 귀한 곳이나 냄새가 나는 곳에 설치가 가능한 친환경 화장실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모악산 관리사무소가 평상시 청소나 시설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등산객들의 민원이 잦은 상황에서 분뇨처리 시스템의 순환 펌프까지 고장이 나자 화장실을 폐쇄하고 동파방지라는 핑계를 둘러 붙인 것이다.
완주군 모악산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매주 2회 화장실에 올라가 청소와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다”며 “동절기 동파가 우려되는 데다 모터가 고장이 나서 불가피하게 화장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장실 외벽에 붙어 있는 ‘무방류순환수세식 친환경화장실’이라는 표지판에 안내된 제작업체의 제품 A/S 문의전화로 확인한 결과 관리사무소의 말을 사실이 아니었다.
제작업체는 관계자는 “화장실에 난방시설이 설치돼 동절기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관리가 부실해 분뇨처리 시스템의 모터가 고장이 나면 분뇨수가 순환이 안 돼 사용할 수 없다”며 “완주군으로부터 고장신고나 수리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등산객 A씨는 “화장실을 만들어 놓고 제대로 청소나 관리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불편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고장이 났는데도 수리에 늑장을 부리고 동파방지를 핑계로 화장실을 폐쇄한 것은 등산객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력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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