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관리위 재경선·징계요구 불구 당 최고위 경선결과 수용, 후유증 예고
민주당 광주북구을 경선후보 왼쪽 이형석 오른쪽 전진숙
이번 사건은 광주북구(을)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형석 후보 측이 경선 전 토론회를 앞두고 전진숙 후보 신천지 교회 방문설을 제기하며 토론회 주관 방송사에 사실 확인과 토론회 연기를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경선을 앞둔 지난 2월 14일 CMB 광주방송이 무등일보와 뉴시스, KCTV, CBS광주방송 등과 공동주최하는 생방송 선거토론을 제기했으나 이 후보 측의 불참 통보와 연기요청 등으로 21일에서 25일로 연기됐다.
그런데 토론회 하루 전날인 24일 이 후보 측에서 갑자기 “전 후보가 2월 9일 신천지 베드로지성전을 방문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제보내용이 사실인 경우 토론회 연기를 요청한다”는 공문을 CMB 광주방송에 보내 담당 팀장이 사실 확인에 나서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 후보 측이 같은 날 해당 공문을 토론회 공동개최자인 언론사들에게도 보낸 것으로 확인되고, 이중 몇 언론사 기자들이 전 후보 측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요구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 후보는 토론회 예정일인 다음날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며 토론회 불참을 선언하고,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 곧바로 여러 언론에서 이 후보 측이 제기한 ‘전진숙 신천지 방문 코로나19 우려’로 인한 토론회 무산 소식이 보도되면서 전 후보 측의 반발은 더욱 강력했고,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부당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 후보 측은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이 후보 측이 제보를 비리로 신천지교회 방문 의혹을 제기해 마치 자신이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 후보가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했다”고 비난했다.
전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사실 확인을 원했다면 자신이나 보건당국, 당 선관위에 요청을 해야 했음에도 방문의혹을 제기한 날짜보다 잠복기간인 2주가 지난 후에야 제보를 빙자해 의혹을 제기한 의도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또 “선거캠프에는 수없이 많은 제보들이 쏟아지지만, 제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으면 자칫 의혹에 불과한 제보가 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게 불문율”이라며 “이 예비후보가 허위사실을 고의적으로 유포할 의도가 없었다면 근거가 될 만한 제보자, 문서, 녹음파일 등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후보 측은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의혹 제기만으로도 포털사이트의 전진숙 연관검색어로 ‘신천지’가 뜰 정도로 여론이 호도된 상태에서 불공정한 경선을 치렀다며 중앙당 공천관리위에 재경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CMB광주방송 이외의 어떤 언론사에 팩스나 문서를 발송한 적이 없고 기자회견 전까지 단 한건도 언론보도가 없었다”며 전 후보가 주장한 ‘신천지 유착설’은 제기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전진숙 예비후보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까지는 단 한건의 언론보도도 없었다”며 ‘셀프확산’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 측은 또 “전 후보가 주장하는 ‘신천지 유착설’ 운운은 전 후보 스스로 확대 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구심이 들고 허위사실 유포 등의 여부는 법적인 판단으로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라며 “악의적인 모해에 대해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공관위에서는 현장실사를 통해 이 후보 측이 제보를 받아 제기한 의혹을 허위 사실로 확인했고, 이것이 26~28일 경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중앙당 선관위와 최고위원회에 ‘특정 후보 비상 징계 후 재경선 요청’을 결정했다.
전 후보는 즉각 “허위사실 유포로 당내 경선후보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경선을 혼탁하게 만든 이 예비후보에게 내린 공관위의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최고위는 공관위의 결정대로 합리적인 징계와 북구을 경선을 정상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토론회 주최 측인 CMB와의 단순한 업무 협의에 불과할 뿐 상대 후보의 신천지 방문 사실을 단정한 적이 없다”며 “경선지연과 관련해 민주당 중앙당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상대 후보의 토론회 불참카드를 활용한 명백한 셀프 확산”이라며 “토론회 주최 측 한 곳에 제보에 의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을 뿐 의혹에 대해 유포하거나 공표한 사실이 없고 토론 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당내 경선에서 마타도어가 선을 넘었다”며 “침소봉대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당 지도부로서 극도로 말을 아껴왔으나 향후 이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고위는 4일 공관위의 재경선 결정에도 불구하고 26~28일 경선을 수용하기로 결정해 사실상 이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선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고 야당과 여성단체, 동문회 등은 이 예비후보에 대한 자격박탈을 촉구하고 나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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