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금만 더 놀다 갈께요. 엄마 잘 가”…어머니에 작별인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제공=경기도)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젯밤 꿈에 어머니..이제 그만 보내 드려야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재명 지사는 “나의 하늘 어머니를 고향 선산 차가운 땅 아버님 곁에 묻어 드린 지 2주일이 됐습니다. 젯밤에는 어머님과 함께 했습니다. 방바닥에는 물이 흐르고 습기 가득한 지하셋방으로 이사를 하는 중이었지요. 법서들을 한 짐 가득 안고 책 놓을 자리를 찾는데 인부들이 공사 중이라 자리가 없어 슬펐습니다”라며 “꼭 안아주시는 어머님 품에 안겨 한참 그냥 울었습니다. 깨 보니 꿈. 어머니는 멀리 떠나 이제는 안 계시네요”라고 전날밤의 꿈을 전했다.
이어 “저희 7남매 키우시느라 얼마나 애 쓰셨던지요. 30대 젊은 나이에 동네 남정네들에게 막걸리 만들어 파시며 안주로 내 온 양미리 구이 라면 면발 하나씩 곁에서 군침 흘리는 저희들에게 손님 눈치 보며 집어주셨습니다”라며 “산전을 일구는 고된 노동 틈틈이 남의 밭일까지 하시며 겉보리 한 되씩 얻어 자식 먹여 살린다고 발버둥 치셨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재명 지사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 자식들 추울까봐 꼬박꼬박 군불 때 주시던 어머니. 힘겨운 삶에 연기 가득한 부엌귀퉁이에 기대 눈물 흘리시다 들키시면 연기가 맵다고 타박하셨지만 그게 연기 때문이 아님은 철없는 저도 알았습니다”라며 “성남으로 온 후에도 학교 대신 공장에 가는 제 손목 잡고 도시락 대신 들어 바래주시며 돌아설 때 눈가를 몰래 훔치시던 어머니. 어머니도 여자인데 하루 내내 시장 화장실에서 남정네들에 휴지 팔고 10원 20원 사용료 받으시는 고됨 속에서도 철야작업 끝내고 새벽에 돌아오는 어린 자식 봉투 접으시며 기다려 주셨습니다. 내가 죽어야지 푸념하는 어머님 곁에서 엄마 돌아가시면 나도 같이 죽어야지 했습니다”라고 지난 시절 어머니의 고단을 떠올리며 아파했다.
이어 “살만해진 후에도 자식이 원수라고 골육상쟁하는 두 아들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낳자마자 가버린 두 자식 말고도 장성한 아들 딸이 먼저 떠나 가슴에 묻는 심정은 또 어땠을지 겪지 않은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라며 “이제는 받아들이고 가신 어머니 정말 보내드려야겠습니다. 어머니 가시는 길 외롭지 마시라고 멀리서 마음으로, 가까이서 배웅 손 흔들어 주신 여러분. 어머니를 대신해 온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어머니와의 온전한 이별을 전했다.
그러면서 “꿈속에서라도 힘들지 말라고 꼭 안아주신 어머니. 이제 그만 놓아 주라는 말씀이시지요? 길어보여도 삶은 순간이고, 멸이 있어 생이 있으니 머지않아 저도 곧 따라갈 겁니다”라며 “이승의 나쁜 일 다 잊어버리고 아부지하고 잘 지내세요. 저는 조금만 더 놀다 갈께요. 엄마 잘 가..”라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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