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 여영국-이흥석, 구로을 김용태-강요식 등 곳곳서 단일화 논의
4‧15 총선의 막판 변수인 ‘단일화’가 판세를 흔들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지 분류기 모의 시험을 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고성준 기자
공직선거법에 따라 투표용지는 후보자등록 마감일로부터 9일 뒤에 인쇄된다. 이에 따라 주말을 넘긴 오는 4월 6일에 인쇄되는 것이 당초 일정이지만, 이번 총선의 투표 용지가 길다는 점 등의 이유로 각 지역 선거위원회는 의결을 통해 날짜를 유동적으로 변경키로 했다. 그러나 용지가 인쇄된 뒤 후보직을 사퇴하면 유권자들에 혼란을 초래해 사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후보자들은 투표 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최대한 단일화를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진영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은 경남 창원 성산이다. 이곳에서는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선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린다. 여영국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우세한 후보에게 단일화를 도와주자는 주장이다. 반면, 이흥석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여영국 후보는 현역인 만큼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지만, 이흥석 후보가 뒤늦게 이름을 알린 만큼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을에서는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와 강요식 무소속 후보는 3월 27일 단일화 경선에 합의했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사퇴하는 방법으로 뜻을 모았다. 당시 이들은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지면 즉각 사퇴하고 승리한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는 4월 6일~7일쯤 실시된다.
인천 서구을에는 박종진 통합당 후보와 이 공천 결과에 반발해 통합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행숙 후보가 3월 30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들의 여론조사는 4월 6일~7일쯤 실시되고, 결과는 9일쯤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영등포을에는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와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의 대표를 지냈던 이정현 무소속 후보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곳 역시 경선을 두고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충남 당진에서도 김동완 통합당 후보와 정용선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를 모색 중이다.
인천 연수을은 이정미 정의당 후보과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여권 주자로 나선 곳이다. 그러나 단일화 없이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 정의당 측이 단일화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후보는 최근 “정의당 이름으로 저를 시민 단일후보로 만들어 달라”며 단일화에 운을 뗐다. 그러나 정일영 후보는 단일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굳히고 있다. 이들의 단일화 가능성이 낮아지며 민경욱 통합당 후보가 어부지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구 수성갑에선 이미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진훈 무소속 의원이 사퇴하며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주호영 통합당 후보는 이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크게 앞섰다. 대구CBS와 영남일보, KBS대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28일과 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호영 후보의 지지율은 53.4%로 김부겸 후보의 34.8%보다 18.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진훈 후보는 8.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진훈 후보는 지난 4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권 심판의 대의와 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주호영 후보가 이미 우세한 상황이었으나, 이진훈 후보의 사퇴로 인해 김부겸 후보와 더 큰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