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본영 전 시장 낙마 후 이뤄진 보궐선거…민주당에 뿔난 민심 반영됐나
박상돈 천안시장 당선인. 사진=일요신문DB
16일 박 당선인은 “보내주신 무한한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며 “이번 선거는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 완전히 새로운 천안을 원하는 천안시민의 승리”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천안시장으로서 박 당선인은 “무너진 지역경제와 시민 여러분의 행복했던 일상을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침체도 그렇지만 보궐선거까지 5개월 간 시장의 공백으로 인해 밀려 있는 현안이 한두 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당선인은 “3회에 걸친 시장·군수의 행정경험과 천안지역 재선 국회의원의 정책경험을 살려 빠르고 편한 스마트 교통도시, 흥겹고 풍요로운 고품격 문화도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넘쳐나는 도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하고 행복한 도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완전히 새로운 천안 ‘All New 천안’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4·15 보궐선거에서 박 당선인의 천안시장 당선은 6년 만의 보수당 복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1기 이근영 전 시장(자유민주연합·재선)에서 3기 성무용(한나라당·3선) 전 시장으로 이어오던 천안시장 선거는 지난 2014년 민선 6기에 이르러 구본영(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현 더불어민주당) 전 시장이 당선되면서 진보의 색을 띠기 시작했다.
박상돈 천안시장 당선인. 사진=박상돈 후보 캠프 제공
그러나 구 전 시장이 지난 2018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지역 민심이 요동쳤다. 당시 구 전 시장은 불법정치자금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법원의 구속영장까지 발부됐으나 보석 석방으로 간신히 숨통을 틔웠다. 이 과정에서 법 위반이 확실시 되는 후보에게 공천을 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됐으나, 민주당은 전략공천을 강행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이 확정돼 구 전 시장의 시장직이 박탈됐다. 컨트롤타워를 잃은 천안시는 뒤이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반감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당선 유력으로 점쳐졌던 한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의혹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천안시청 공무원이 전현직 공무원 9명을 모아 놓은 식사 자리에 찾아가 지지를 호소한 시장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후보가 한 후보로 지목되면서 선거 막판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개표 초반까지는 한 후보가 10%p 이상 앞서나가면서 여론조사와 마찬가지의 결과가 예측됐으나, 개표 후반에 이르러 박 당선인의 극적 역전으로 천안시민의 민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한편 박 당선인은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를 거쳐 아산군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천시장, 서산시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제17대, 제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천안시장직에 오르게 됐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