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경,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치료 사업비 ‘대폭삭감’ 교육 부실 우려된다”
정읍 가정폭력상담소 송미경소장
특히 이 사업이 법무부로 이관될 경우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상담과 교정이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진행되는 교정교육도 부실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치료프로그램은 가정폭력가해자의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과 폭력재발을 방지하고 국가와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의 평화를 도모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국에 있는 가정폭력상담소를 대표하는 전가협(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이라는 단체가 있다. 그 단체의 주장을 대신해서 당면한 문제점을 말씀드리면 1997년 가정폭력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전국에 많은 상담소들이 개설됐고 국가의 보조로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시설장과 상담원이 있고 시설장이 상담을 할 수도 있으나 꼭 그래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상담원과 시설운영비에 대한 지원은 초창기에는 무척 빈약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성폭력과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기 시작했고, 보조금은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2020년 현재 상담원3인과 소장1인의 인건비와 시설운영비 기타 약간의 사업비등을 포함해 지원이 되고 있다”
“특별히 상담소에서 진행되는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사업이다. 이는 가정폭력을 근절시키고 재발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사실상 법무부에서 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사업은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실시하였고 전국의 국가지원 상담소에서 대부분 진행해왔다”
▲ 가정폭력 가해자의 교정에 일익을 담당해 왔지만 최근 어려움이 있다는데?
“가정폭력 가해자의 교정은 일반 범죄행위자나 가벼운 교통사범들과는 확연히 구별되어 교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의 대부분은 단순히 이런저런 이유로 얽힌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반 폭력사범이 아닌 가정이라는 공간 안에서 지속적이고 비밀스럽게 진행되며 그 행위의 여파는 가족구성원에 전이되어 사회에 심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이 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이들의 교정사업은 단시일에 이루어질 수 없다. 원 가족에서의 상처와 낮은 자존감, 그리고 채워지지 못한 욕구와 왜곡된 가치에 기인된 폐쇄적인 인성이 종합적으로 표출되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살 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도 가정이라는 무장 해제된 공간 안에서는 쉽게 자신의 내면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깊은 내면의 문제들을 단시간에 군대 훈련하듯이 다뤄서는 기대하는 목표에 다다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 최근에 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는?
“그동안 열심히 매진해 왔던 사업에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 작년 초 여성가족부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사업비를 줄여 전년도 예산의 1/5만을 배당받게 되었다. 자세한 설명도 없다. 그냥 법무부에서 가져가기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뚜렷한 해명은 없었다”
“만일 법무부에서 가정폭력가해자들을 일반 교통사범처럼 수십 명씩 한 공간에 몰아넣고 하루에 8시간씩 연속 5일, 혹은 수일씩 교육을 시킨다면 그 효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형식적이고 시간 떼우기식의 교육은 가정폭력사범의 근본적 성행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 이 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대안은?
“십 수 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조금씩 그 성과를 상향시켜 왔던 기존의 상담소에 그 힘든 일을 위탁해야만 한다. 지금도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상담소로 위탁해오는 가정폭력가해자 숫자는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기금은 줄고 위탁자는 늘어가는 이 상황은 사업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본래의 취지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
“가정폭력의 근절은 가해자의 성행교정으로 재발을 예방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재정상 이들을 집중해서 교정해 나가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을 뿐이다. 관계당국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받아 효과적인 사업집행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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