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현대차는 최근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현대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차가 오는 2007년까지 생산 능력을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공장은 현 베이징 근교의 제1공장 부지 안에 세워지게 되면 이르면 내년 말께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0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는 별도로 현재 연산 6만대 규모로 가동되고 있는 제1공장을 2005년께 30만대 생산체제로 확대하기 위해 1공장의 시설 및 설비 확충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가히 속도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중국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사실 베이징 현대차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국무원에서 비준한 첫 번째 자동차 프로젝트이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중국 당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왼쪽)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 ||
물론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내 현대차의 인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시판을 개시한 베이징 현대차는 지난 10월까지 4만3천여 대의 쏘나타를 판매, 73억위안의 매출을 올렸고 내년 1월 두 개의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모델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등 현재 추가 투입차종들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중이다. 또한 현대차는 2006년께 싼타페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등 투입차종을 6개, 생산대수 60만 대 달성 등 중국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공략 책임자는 노재만 총경리(54). 그는 현대차 울산 공장 품질관리부를 거쳐 현대차 캐나다 현지공장, 아산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의 설립과 함께 총경리로 취임한 그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현대차의 성공에 대해 “쏘나타의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이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쏘나타 판매가격이 약 22만5천위안인데 쏘나타가 시장에 나오자 다른 중국차 메이커들이 값을 내리기 시작했다는 것. 혼다 어코드의 경우 무려 4만위안을 내렸지만 그래도 쏘나타보다는 비싸다. 경쟁차종으로 어코드나 상해GM의 리갈, 닛산 블루버드, 폭스바겐의 파사트 등이 있지만 값이나 품질에서 쏘나타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또 쏘나타의 부품값이 다른 경쟁차종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경쟁력의 한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의 자동차 경쟁업체와 비교해 볼 때 중국진출이 늦은 편이다. 그럼에도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성공 요인 중에는 베이징을 골라 진출한 전략이 먹혀들어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상하이, 광저우, 텐진 등 중국 대도시에는 해외 유명자동차 메이커들이 직접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베이징에는 승용차 메이커로는 현대차가 처음이었고, 베이징시 당국에서도 현대차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베이징시의 택시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차종 개선을 하면서 현대차의 쏘나타가 첫해에 6백 대 투입되면서 홍보에 효과를 본 것도 베이징시와의 협력관계에서 비롯된 면이 있다.
올해 중국의 승용차 수요는 1백90만 대. 내년에는 2백40만 대, 2010년에는 연간 5백만 대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세계 유명 메이커들이 앞다퉈 중국 현지공장을 세우고 진출해 마지막 ‘노다지’를 캐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차도 오는 2010년까지 전체 중국 승용차 수요량의 10% 선을 차지하겠다는 계획 아래 현지공장 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계열사인 기아차의 현지법인인 ‘동풍기아’도 그때까지 연간 5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3백만 대 생산, 중국에서 1백만 대 이상, 기타지역에서 1백만 대 등 전부 더해 현대차그룹에서 연간 5백만대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인 것.
이미 GM이나 포드, 도요타는 연생산량이 5백만 대를 넘어서고 있다.
현대의 중국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미국 공략과 더불어 세계 자동차 메이커 톱5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프로젝트인 것. 베이징현대차의 성과에 재계는 물론 증권가의 주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베이징=일요신문 중국지사 고경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