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곡리 봉수 시굴조사 삼국시대 봉수망 파악 봉수시설 확인
장수군 침곡리 장수가야 봉수 발화시설
[일요신문=장수] 신성용 기자 = 장수가야의 옛 이름인 ‘반파국’의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보이는 가야 봉수시설이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장수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재)조선문화유산연구원(원장 이택구)에서 전북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 산 20번지 (해발 617m)일원을 대상으로 ‘장수 침곡리 봉수’의 명확한 위치와 범위, 성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굴조사를 진행, 가야 봉수시설을 확인했다.
시굴조사 결과 천천면 춘송리와 계남면 침곡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침령제 북쪽에 위치한 해발 617m의 산 정상부에서 봉수시설 1기와 집수시설 1기, 정상부를 감싸는 석축시설 등이 나왔다.
산의 정상부는 ‘사람 인(人)’자 모양으로 세 갈래로 나뉜 형상이며 봉수시설은 세 갈래 길이 만나는 지점, 집수시설은 서북편의 갈림길에서 각각 확인됐다.
봉수(봉화)시설은 산의 가장 높은 곳에서 확인됐으며 정상부 암반을 일부 다듬은 후 동남편과 서북편, 남편의 암반을 깎아 출입시설을 만들고 중앙부 암반을 파내어 발화시설을 만들었다. 발화시설 주변 암반은 불을 맞은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으며 토층에서 소토(불먹은 흙)도 일부 발견됐다.
집수시설은 물이 나오지 않는 곳에서 식수와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물저장용 구덩이를 말하며 봉수시설 서북편 평탄지에 위치해 있다. 방형(혹은 말각방형)의 형태를 띠고 남동쪽과 북서쪽 벽면에서 석렬이 돌아가고 있음이 지표상에서 나타났다. 탐색트렌치를 설치해 토층조사를 진행한 결과 160cm 아래에서 암회색 점질토가 평탄하게 조성돼 점토를 이용해 바닥과 벽체를 시설한 집수정시설로 추정된다.
석축은 정상부 능선을 따라 조성됐으며 현재 일부만 남아있고 대부분 유실되어 정확한 형태를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잔존상태가 양호한 석축은 정상부 남편 경사면에서 확인되며 경사를 이용해 하단부부터 석축을 쌓고 상단부에 계단식으로 들여쌓았다. 석축 내부는 잡석채움을 하였으며 상단부의 경우 7~8단이 확인된다.
시굴조사에서 시루편, 벼루편, 연질토기편, 경질토기편 등의 가야부터 통일신라 말기까지의 다량의 유물들도 출토됐다. 확인된 유구와 유물 등을 근거로 가야세력들에 의해 처음으로 운용되었던 봉수유적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통일신라 말기까지 그 명맥이 이어지다 폐기된 것으로 판단된다.
장영수 군수는 이번 “‘장수 침곡리 봉수’시굴조사의 성과를 통해 장수가야의 옛이름인 ‘반파’를 찾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향후 추가연구를 통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등 보존·활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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