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집무시설 ‘선화당’ 등 7개 건축물…문화콘텐츠 공간 조성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전라감영 복원공사 현장 전경
전라감영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 지역을 관할하던 관청이었다. 당시의 전라도는 지금의 전북과 전남, 광주, 제주도까지를 포함하는 곳으로 지역이 방대했다. 전라감영이 위치해 있던 전주는 전라도의 중심이었다.
전라감영은 갑오개혁 이후 1896년 지방행정체제가 바뀔 때까지 유지됐으나 동학농민운동 때는 전봉준이 집강소를 총괄하는 대도소(大都所)를 설치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청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전라감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1951년이다. 한국전쟁 중 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을 비롯 전북청사가 폭발사고로 전소됐다. 새로운 청사는 1952년 건립됐고 2015년 전라감영 복원을 위해 철거됐다.
전라감영 복원은 감영복원 95억원과 콘텐츠 구축 9억원 등 10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단지 건물만 복원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역사실, 자료실, 풍습 등 조선왕조의 뿌리깊은 터전임을 알리는 핵심적이고 창의적인 문화콘텐츠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2017년 11월부터 시작된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공사가 6월 준공을 앞두고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서면서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복원이 추진되고 있는 시설은 선화당과 내아, 내아행랑, 관풍각, 연신당, 내삼문, 비장청행랑 등 7개 동으로 이중 내삼문과 비장청행랑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전라감영 조감도
전라감영의 중심시설로 가장 규모가 큰 ‘선화당’(宣化堂)은 감영의 정청으로 관찰사가 도정을 수행했던 곳이다. 면적이 265.12㎡로 약 80평 정도이며 정면 7칸과 측면 4칸의 7량가 건물이다. 선화당에는 와이드 프로젝션비전과 디지털병풍을 설치해 감사의 지방통치와 감영의 조직 및 문화 등을 소개한다.
선화당 동편에 들어서 있는 ‘관풍각’(觀風閣)은 관찰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누각으로 전면 5칸에 측면 3칸에 5량가 건축이며 면적이 98.42㎡로 약 30평 규모이다. 타임슬립 만리경이 설치돼 VR을 통해 전라감사가 도내의 각 고을을 순찰하던 ‘순력’(巡歷)을 확인할 수 있다.
‘내아’(內衙)는 ‘내사’(內捨)라고도 하며 부녀자들이 거처하는 관청의 안채이다. 건물면적이 105.67㎡로 32평 정도이다. 정면 5칸과 측면 4칸에 5량가 규모의 건물. 내아에는 교육체험 시설과 콩쥐팥쥐 영상물 등이 설치된다.
‘내아행랑’(內衙行廊)은 내아의 부속건물이다. 건물면적이 125.02㎡(약 38평)이며 정면 15칸, 측면 5칸으로 5량가와 3량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내아행랑에는 두개의 플라스마 TV를 사용해 다양한 배경의 가상 창문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윈스케이프를 설치해 전라감영의 특별성인 통인청(소리)과 선자청(부채), 지소(한지), 인출방(출판) 등의 콘텐츠를 담는다.
‘연신당’(燕申堂) 관찰사가 정무를 보다가 휴식을 취하던 곳으로 관풍각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면적이 46.88㎡(14평) 으로 정면 4칸에 측면 2칸의 5량가 규모이다. 연신당에는 반응형 라이브러리와 VR-HMD 등이 설치돼 전라감영 건축과 전라감사 업무 등을 가상현실로 살펴볼 수 있다.
‘비장청행랑’(裨將廳行廊)은 감사의 업무를 도와주던 벼슬아치들의 사무지원을 위한 보조공간으로 67.81㎡(약 21평) 크기에 정면 9칸, 측면 1칸의 3량가 건물이다. ‘내삼문’(內三問) 동편 담장에 붙어있다.
‘내삼문’은 관청을 출입하기 위한 세 번째 출입문으로 면적이 43.53㎡(13평)에 정면 5칸, 측면 2칸의 3량가 규모이다. ‘내삼문’에는 LED 게시판이 설치돼 방문객들에게 전라감영의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안내한다.
이번 복원된 전라감영 시설은 전체 41개 동 가운데 7개 동으로 극히 일부로 이전에 전북도청 본관동과 의회동이 위치했던 동편부지만 공사가 진행됐으며 이전 전북경찰청 부지였던 서편부지는 고증과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공원화 후에 별도의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복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라감영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전북도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한옥마을과 전주 풍패지관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축이 구축돼 관광산업은 물론 구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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