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명령이 내려진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전 층이 밤인데도 불이 꺼진채 적막감이 돌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지난 3월 신천지 측이 제시했던 기부금 120억 원보다 10배 가까이 더 늘어난 규모다.
대구시는 코로나19 슈퍼전파 등의 책임을 물어 신천지 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청구의 소장을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정해용 정무특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소송상 청구금액은 자체 산정한 피해액 약 1460억 원 중 그 일부인 1000억 원으로 했고, 향후 소송과정에서 관련 내용의 입증을 통해 그 금액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특보는 “신천지 대구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지역사회로의 확산 방지를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됐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첫 환자 발생한 후 신천지 측에 교인명단 확보와 적극적인 검사 및 자가격리, 방역협조 등을 요청했음에도 집합시설과 신도 명단을 누락하는 등 방역을 방해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행정조사 결과 대구교회 건물의 상당 부분을 종교시설로 무단 용도변경해 종교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예배를 하는 등의 사실도 확인했는데 이러한 건축법 위반행위 역시 대규모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국적 확산으로 신천지 대구교회가 폐쇄명령을 받고도 신도들에게 길거리 전도를 종용하는 등 감염의 확산을 오히려 조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대구 확진자가 전국의 62%에 이르렀고, 신천지 교인에 대한 진단검사, 생활치료시설운영, 병원입원치료, 자가격리자 생활지원,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심리적 우울감 등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 신천지 상대 소송대리인단은 이와 관련해 보전조치를 취한 재산 동결을 위해 신천지 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의 재산 일부에 대해 채권가압류를 한 상태다.
교회와 이 총회장의 다른 재산도 파악 중이며, 파악되는 대로 추가 보전조치도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해용 대구시 정무특보와 소송대리인단이 22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천지 상대 민사소송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대구시)
앞서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슈퍼전파 사건의 책임으로 거액의 기부금 기탁의사를 여러차례 밝혔지만 잇따라 퇴짜를 맞기도 했다.
신천지는 지난 3월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에 20억 원, 대구지회에 100억 원 등 총 120억원을 특별성금계좌로 입금한 바 있지만 공동모금회는 당일 기부금을 반환 처리했다.
이어 같은달 6일과 9일에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에 기부의사를 밝혔지만, 사전 협의없는 일방적 기부란 점을 들어 거절한 바 있다.
최대 피해지인 대구시의 권영진 시장은 당시 “지금 신천지가 해야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신천지 측에 대한 구상권 소송을 준비해 왔다.
정해용 정무특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구상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 판결 선고에 4년 정도 소요된 점을 감안 할 때 이번 소송도 지난한 법적 분쟁이 될 것으로 보고 소송 대리인단과 긴밀히 협의해 소송 수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