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를 고향으로~’?
▲ 1990년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렘브란트의 ‘갈릴리 바다의 폭풍’ ‘숙녀와 검은 옷 신사’ ‘자화상’ 등 3점과 베르메르의 ‘협주’, 플링크의 ‘오벨리스크가 있는 풍경’, 드가, 마네 등 총 13점이 도난당했다. 당시 도난당한 작품들의 가치는 총 3억 달러(약 3600억 원)였다. 현재까지 용의자는커녕 미술품의 행방이나 범행 동기 등 모든 것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 세계 최대 미술품 도난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당시 경관으로 위장했던 범인 두 명은 새벽 1시 24분경 박물관에 들어와 81분 간 범행을 저질렀으며, 대부분의 그림을 액자에서 칼로 오려냈기 때문에 작품들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드너 박물관에는 도난당한 그림의 빈 액자가 그대로 전시된 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 1994년 오슬로 국립미술관=2월 14일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개막식날 뭉크의 ‘절규’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4인조 강도는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잠입해 절도 행각을 저질렀으며, ‘허술한 보안에 감사한다’라는 메모까지 남기는 여유를 보였다. 그 후 미술관 측에 100만 달러(약 120억 원)을 요구하다가 체포됐으며, 작품은 회수됐다.
▲ 2000년 스웨덴 국립박물관=르누아르의 ‘젊은 파리지앵’, ‘정원사와의 대화’ 등 2점과 렘브란트의 자화상 1점 등 모두 3000만 달러(약 360억 원) 가치의 작품들이 도난당했다. 당시 범인들은 기관총을 들고 박물관에 난입했으며, 도심에 폭탄 두 개를 터뜨리거나 박물관 앞의 도로에 스파이크를 설치해서 경찰차의 접근을 막는 등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주도면밀한 작전을 구사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박물관 측에 돈을 요구하다가 경찰에 체포됐으며, 작품들은 모두 2001년과 2005년에 각각 회수됐다.
▲ 2002년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 2층에 사다리를 이용해 창문을 깨고 침입한 황당한 사건. 총 800만 달러(약 97억 원)의 작품을 훔쳐 달아났으며, 2년 후 범인은 체포됐지만 아직까지 작품들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 2008년 취리히 E.G.뷔를레 재단 박물관=폴 세잔의 ‘빨간 조끼 입은 소년’을 포함해 모네의 ‘베튈의 양귀비 들판’, 드가의 ‘르픽 백작과 딸들’, 반 고흐의 ‘활짝 핀 밤나무’ 등 4점이 도난당했다. 모두 1억 6300만 달러(약 1550억 원)의 가치가 나가는 작품들로 당시 유럽 사상 최대의 미술품 도난 사건으로 기록됐다. 3인조 강도가 관람객이 있는 대낮에 들어와 관람객들을 권총으로 위협하면서 대범하게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시간은 고작 3분 정도였다. 10일 후 모네와 반 고흐 작품은 박물관 인근 주차장의 버려진 차 안에서 발견됐으나 나머지 두 점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