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친환경 연안선박 개발 업무협약 목포해양대학 패싱
지난 22일 전남도청서 열린 친환경 연안선박 클러스터 구축 업무협약식(왼쪽 김종식 목포시장, 오른쪽 김영록 전남지사)
[무안=일요신문] 전라남도(이하 전남도)와 목포시가 관내 유일 해양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을 패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지방자치를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2일 목포시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그리고 대전 유성구에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와 ‘친환경 연안선박 클러스터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비 친환경선박에 대한 기술개발과 이를 통해 산업화를 이룬다는 것을 목표로 전기추진선을 비롯해서 LNG 혼소연료 등 친환경선박 개발을 선도하겠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목포 남항 재개발 부지(6만 5천㎡)를 중심으로 ‘친환경 연료추진 연구거점’을 마련하고, 오는 2025년까지 연안선박 중심의 친환경 선박 테스트베드를 이 사업의 주관사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중심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남도와 목포시는 관내에 이런 연구에 적합한 교육기관인 목포해양대학교를 이 사업에서 패싱했다. 이러한 이유는 주관사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추천했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이 대목이 전남도와 목포시가 지방자치시대와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사업이 실행되면 국비뿐 아니라 전남도비와 목포시비가 들어가는 사업으로 광역단체장인 김영록 지사와 기초단체장인 김종식 시장이 적극적으로 관내에 있는 목포해양대학교를 추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 도내 유일 해양인력을 양성하는 목포해양대학교는 지난 1950년 개교해서 올해로 70년이 된 학교로 해양과 해사 그리고 조선 관련 특화된 고급인력을 키우는 국내 두 개밖에 없는 대학이다. 따라서 전남도와 목포시가 추진하는 ‘친환경 연안선박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고, 오히려 적합한 대학이다.
특히 1000명이 넘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목포에서 먹고 자고 쓰는 등 목포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그러나 미래는 암울하다. 그러한 이유는 취학아동 감소가 대학 진학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목포해양대학도 이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목포해양학교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현재 목포해양대학교는 예산확보를 통해 시설을 개선하고, 대학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에는 신규사업비 257억 원과 계속사업비 253억 원 총 510억 원의 지역상생·해양인력 양성 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목포해양대학교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방자치시대 지역 대학을 우선해야 할 사업에서 오히려 전남도와 목포시가 관내 대학을 고려치 않고 패싱 한 것은 아무리 설명한다고 해도 전남도민과 목포시민 그리고 해당 기관인 목포해양대학교는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이다.
목포해양대학교 출신 해양 분야 공무원은 “뉴스를 통해 이번 사업을 알게 됐다. 사업이 실행된다면 전남도비와 목포시비가 투입 될 텐데 관내 대학을 패싱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이해될 수 없다”며 “해양 분야를 전공하고 목포해양대학교에서 공부했던 저로서는 목포해양대학이 이번 사업의 적격기관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신성장산업과 김병성 팀장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는 과학정통부 직할 국가 연구소 대학으로 일반 대학과 성격이 다르다”며 “공공출연기관이나 정부기관의 단위 거점에 산하에 학과를 개설하는 산학캠퍼스 같은 대학이다”고 설명했다.
선정 이유에 대해 “(전남도)저희가 단독으로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포함시킨 것이 아니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중심이 돼 운영되므로 KRISO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목포해양대학교 박성현 총장은 “지역 대학들이 정말 힘 든다. 존립의 위기마저 느끼고 있다”며 “전남 도내에 있고, 목포 시내에 있는 우리 지역 대학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정말 먼저 챙겨주는 것이 순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현 총장은 이어 “현재 우리 대학을 비롯해서 지역대학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데 정말 이번 업무협약을 보고 힘이 다 빠졌다”며 “돈을 들여서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것보다 제발 있는 것을 놓치지 말고 잘 지키고 발전시킨 후 여력이 생기면 새로운 것을 유치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도청서 열린 협약식은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종식 목포시장, 김이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김부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