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국 10만 명 “믿~습니다”
마라도나를 신처럼 떠받드는 ‘마라도나교(Maradonian Church)’는 전 세계 60여 개 국에 10만 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는 신흥종교(?)다.
종교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사실 생뚱맞지만 실제 마라도나를 숭배하는 이 집단은 자신들에게 ‘마라도나는 곧 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몇몇 마라도나 광팬들이 모여 1998년 10월 30일 0시 15분, 마라도나의 38세 생일에 맞춰 창시한 이 종교는 현재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전 세계 축구팬들을 신도로 두고 있다.
마라도나가 태어난 해인 1960년을 원년으로 하기 때문에 올해 2010년은 49AD(After Diego)다. 또한 마라도나교의 크리스마스는 마라도나의 생일인 10월 30일이며, 오순절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이 벌어진 6월 22일이다. 신도들은 마라도나가 태어나고 자란 ‘보카지구’로 성지순례를 가기도 한다.
마라도나교에서는 마라도나를 가리켜 ‘D10S’라고 부른다. 이는 마라도나의 등번호인 10번과 ‘신’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DIOS’를 합한 말이다. 즉 ‘마라도나=신’이라는 의미인 것. 이런 까닭에 신도들의 예복에는 모두 10번이 새겨져 있다.
또한 2002년 월드컵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데이비드 베컴은 마라도나교에 의해 ‘사탄’으로 간주되고 있다.
팔레르모 대학의 릴리아나 차젠발크 심리학 교수는 “그들에게 마라도나는 신과 인간 사이 그 중간에 있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마약이나 술, 혹은 스캔들 등 나쁜 사건과 연결돼도 마라도나는 항상 아르헨티나 국민들로부터 용서를 받았다. 한편으론 지극히 결점이 많은 인간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어린 소년들은 마라도나 문신을 하면서 그에게 가까워지려 한다. 마치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이 종교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마약 중독자가 무슨 신?’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마라도나교 십계명
1. 신(D10S)이 공을 섬기듯 공을 더럽히지 마라.
2. 다른 무엇보다도 축구를 가장 사랑하라.
3. 축구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고백하라.
4.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소중히 지켜라.
5. D10S(디에고)의 말씀을 온 세계에 전파하라.
6. 그가 말씀을 전파했던 경기장과 그가 착용
했던 유니폼을 경외하라.
7. 디에고를 한 축구클럽에서 독차지하지 마라.
8. 마라도나교의 가르침을 따르라.
9. 그대들의 이름에, 그리고 아이들의 이름에
디에고를 넣어라.
10. 성급하게 굴다가 거북이를 놓치지 마라.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