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가면 여름 탈출! 외줄 타고 덜덜 급류 타고 오싹
▲ 짚트랙은 단지 외줄타기만 있는 게 아니라 공중에 설치된 흔들다리를 건너는 등 재미 만점의 놀이들로 구성돼 있다. |
오지의 교통수단 스카이짚트랙
“어떻게, 어떻게, 엄마야….” 그러나 이내 이런 비명이 “와~ 끝네주네”라는 탄성으로 변하는 곳. 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수변공원 스카이짚트랙 체험 현장이다.
스카이짚트랙은 올해 처음 ‘여름 레포츠 천국’으로 불리는 인제에 첫 선을 보인 신종 익스트림 레포츠다. 설명을 하자면, 멀리 떨어진 채 마주보는 양쪽에 지주대를 세우고 튼튼한 와이어를 빨랫줄처럼 걸어, 트롤리(작은 쇠바퀴가 달린 기구)에 매달려 이동하는 공중 레포츠다. 이 스카이짚트랙은 본래 오지의 교통수단이나 물품 운송수단으로 이용되던 것이다. 현재도 중남미 열대우림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인제군과 (주)포시즌레저산업이 지난 6월 초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스카이짚트랙은 지상 32m 높이, 1.7㎞ 길이의 14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는 체험코스(349.5m), 모험코스(583m), 도전코스(926m)로 나뉜다.
▲ 구형 기구에 타고 하늘 높이 튕겨 오를 때의 짜릿함을 즐기는 슬링샷. |
그렇다면 이 스카이짚트랙을 어떻게 즐기느냐? 체험 전 안전교육은 필수다. 안전교육장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공중자세와 착륙자세 등에 대해 반복적인 훈련이 이어진다. 2인 1조로 구성된 교관은 체험자의 두려움을 해소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어서 체험자들의 얼굴은 경직된 채 풀리지 않는다.
안전교육을 마친 후에 본격적으로 체험에 나선다. 기본적으로 스카이짚트랙은 몸무게가 30~130㎏인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임산부나 심신허약자 등의 탑승도 기본적으로 제한한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필수다.
제대로 된 스카이짚트랙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역시 도전코스가 제격이다. 아주 고난이도일 것 같은 도전코스지만, 크게 무리는 없다. 초등학생들도 다들 무난히 주파한다. 먼저 가장 낮은 수준의 탑승대에 올라 거리가 20m쯤인 반대편 탑승대로 스카이짚트랙을 이용해 이동한다. 와이어에 트롤리를 걸고 몸을 뒤로 젖히면서 탑승대를 차고 나가자 쏜살같이 앞으로 나아간다. 지상에서 겨우 몇 6~7m 높이일 뿐인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나오느니 비명뿐이다. 구간은 점점 길어진다. 30m, 40m, 50m. 흔들다리를 건너고 반복해 탑승하노라니 금세 적응이 된다.
이제는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앞선다. 어서 더 긴 것을 타고 싶어진다. 하이라이트는 내린천계곡을 가로지르는 것이다. 무려 100m가 넘는 구간이다. 밑으로는 내린천이 흘러내리고, 그 위로 시속 40㎞의 속도를 내며 스카이짚트랙이 ‘쌩’ 하고 지난다. 얼굴을 때리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중에서 내린천의 비경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그야말로 끝내준다.
래프팅과 카약의 ‘짬뽕’ 리버버깅
▲ 신종 익스트림 레포츠 리버버깅. |
이번에는 리버버깅 차례.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내린천 최상류. 급류가 콸콸 흘러내리는 이 계곡에 ‘수상한’ 사람들이 떴다. 이상한 물건을 타고 놀며 뭐가 좋은지 깔깔 거리는 사람들이다. 가만 보니 래프팅도 아니고, 카약도 아니다. 래프팅이라면 여럿이 큰 고무보트에 타야 할 것이고, 카약이라면 1인승이지만 노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보트를 혼자서 타고 있되 노 대신 손과 발로 물을 젓는다.
이 익스트림 레포츠가 바로 리버버깅이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개발된 것으로 신종 급류 모험 레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는 미산리버버깅이 처음 도입했다. 장비는 1인용 탑승보트인 리버버그와 신체를 보호하고 몸을 물에 뜨게 하는 슈트,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 물을 손쉽게 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리발과 오리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구명복으로 이루어진다.
리버버그는 ‘H’자 형태로 생겼다. 가운데에는 마치 의자처럼 탑승시 등을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투어는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다. 긴 시간인 것 같아도 막상 체험에 나서면 짧게만 느껴진다. 그러니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면 최대한 재밌게 노는 게 남는 거다.
리버버깅은 체험에 나서기 전에 약 30분간 강습이 진행된다. 안전장구와 리버버그를 제대로 착용하고 탑승하는지, 어떻게 손과 발을 이용하는지, 급류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기구가 뒤집혔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탑승시 몸을 뒤로 너무 눕히지 말라는 것. 균형 잡기가 힘들고 시야도 좁아진다. 또 하나, 양손은 되도록 물에 넣고 있어야 한다. 이 또한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기본적으로는 앉아서 타지만, 엎드려서 탈 수도 있다. 보다 빨리 급류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강습도 마쳤겠다. 이제야말로 급류에 몸을 맡길 시간. 미산계곡은 10㎞에 걸쳐 급류가 계속되지만, 물이 깊지 않아 리버버깅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물살이 세지 않은 계곡의 한편에서 체험을 시작한다. 손과 발을 저어가며 이리저리 이동하다가 적응이 됐다 싶으면 급류로 이동한다. 쿠르릉 거리는 급류소리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며 두려움에 젖게 한다. 하지만 뒤집히고 물 좀 먹고 하다보면 그 소리는 두려움이 아니라 축제의 북소리처럼 신나게만 들린다.
한편, 익스트림레포츠의 고전이랄 수 있는 래프팅과 번지점프, 슬링샷도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 래프팅은 고사리수변공원과 원대리수변공원 일대에서, 번지점프와 슬링샷 등은 합강정에서 체험 가능하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여행안내
▲길잡이: 서울→6번국도→양평→44번 국도→홍천→인제→합강정→31번 국도→원대리수변공원→미산계곡 ▲먹거리:합강정에서 내린천으로 가는 도중 지나는 피아시계곡에 민물매운탕 전문인 피아시매운탕(462-3334)이 있다. 미산계곡에는 미산민박식당(033-463-6921)도 있다. ▲잠자리: 합강정에서 내린천 방면으로 31번 국도를 타고 조금 내려가다 보면 고사리에 펜션포유(033-462-4055), 원대리에 원대황토민박(011-9632-2426) 등 숙박업소들이 있다. 원대리에서 조금 내려가면 맑은물리조트(033-463-8703)도 있다. 미산리에는 아침햇살펜션(033-463-5006), 올리브향기펜션(070-8860-3880) 등이 있다. 미산리버버깅(033-463-8254)과 엑스게임리조트(033-462-5217)도 숙박업을 겸한다. ▲문의: ★스카이짚트랙→포시즌레저(www.ziptrack.co.kr) 033-462-0701 ★리버버깅→미산리버버깅(www.misanriverbug.co.kr) 033-463-8254 ★슬링샷, 번지점프, ATV→엑스게임리조트(www.injejump.co.kr) 033-462-5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