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MOON101, 12월 12~26일
월묘도(月猫圖),한지, 30x40cm(2020). Gallery MOON101 제공
[대구=일요신문] ‘사물과 풍경에 대한 본질적인 사유(思惟)’, 이한나 개인전이 오는 26일까지 대구 김광석 거리 인근 Gallery MOON101(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15)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 이한나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레시던시를 수행하면서 이방인으로서 한옥마을을 조우하고 바라 본 느낌을 작품에 담았다.
한옥마을 전체보다는 디테일한 부분을 채집하듯 낯설거나 낯익은 부분을 화면 안에 서로 다른 두서너 가지의 풍경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배열했다.
한옥마을의 일차적 이미지인 비둘기, 고양이, 나무, 기와지붕, 풍경소리, 대문, 담벼락 중 그의 작품에선 유독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한옥마을이지만 예외 없이 길고양이는 늘 사람 주변에 맞닥뜨리기 일쑤며, 그 순간 시간의 속성과 보편성을 캡처했다.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한지와 사진을 매체로 교동 한옥마을에서 마주치는 여러 풍경을 사각 프레임에 병렬 배치시키는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도시를 배회하는 고양이와 함께 등장하는 비둘기는 묘한 페이소스를 유발한다.
마치 민화에서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짝을 이루고 나오듯 시각적으로는 사실적 풍경화지만 여기에는 서술적 내레이션과 초현실적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다.
김결수 작가는 “문학으로 말하자면 그의 작품은 시에 가깝다”면서 “당연한 일상 속 풍경이 어느날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고 우수에 찬 그의 존재감을 다시 인식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