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세계 히치하이킹
영국 뉴캐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 폴 스미스는 어느 날 문득 기발한 생각을 하나 떠올렸다. 트위터의 팔로어 혹은 자신이 팔로잉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30일 동안 세계를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최종 목적지는 현재 살고 있는 뉴캐슬에서 정반대에 위치한 321㎞ 떨어진 뉴질랜드의 캠벨 아일랜드였다.
이런 자신의 계획을 트위터에 올린 그는 스스로를 ‘트위터’와 ‘히치하이커’의 합성어인 ‘트위치하이커(Twitchhiker)’라고 불렀다. 즉, 트위터를 통해 히치하이킹을 해서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의미다.
단, 스스로 정한 규칙은 있었다. 자신이 여행지를 결정할 수는 없고 순전히 트위터 친구들이 제안하는 여행지와 숙소를 그대로 수락해야 하며, 한 번에 오직 한 개의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48시간 안에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어느 도시건, 어느 숙소건 제안을 수락하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한 곳에 48시간 이상 머물러서도 안 된다.
그가 트위터에 포스팅을 올리자 곧 여러 명으로부터 제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제안을 해온 사람은 암스테르담에 사는 한 여성 트위터였다. 뉴캐슬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오는 페리 티켓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 사람은 파리행 기차표를, 그 다음 사람은 독일 자르브뤼켄까지 오는 기차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스미스의 공짜 여행은 계속 이어졌다. 자르브뤼켄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그는 마침내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날아갔으며, 워싱턴 DC, 피츠버그, 휠링, 시카고를 거쳐 켄자스 시티, 휘치타, 오스틴 등 미 중부까지 자동차 여행을 계속했다. 물론 트위터를 통해 연락을 받고 공짜로 제공받은 이동수단들이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LA까지 간 그는 에어 뉴질랜드가 제공한 비행기표를 이용해서 마침내 오클랜드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페리를 타고 사우스 아일랜드로 이동한 후 보트를 타고 최종 목적지인 캠벨 아일랜드를 코앞에 둔 스튜어트 아일랜드까지 당도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는 마지막 목적지를 밟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태풍 시즌이 끝나는 11월까지는 배가 뜨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그는 “비록 목표는 못 이루었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건 아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만족해했다.
여행을 마친 후 그는 <트위치하이커: 트위터로 어떻게 세계여행을 했나>라는 여행책을 출간해서 화제가 됐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