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신고하며 해당 차량을 추격한 강 아무개 씨의 블랙박스 화면. 사진=부산경찰청
[부산=일요신문] 부산에서 한 여성 운전자가 음주운전 차량을 경찰에 신고하고 10㎞나 뒤따라가며 운전자 검거에 큰 도움을 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여성 운전자가 지난달 택시 충돌 후 도주했던 음주 운전자를 추적해 신고한 택시 기사의 딸이어서 더욱 화제다.
한 달 사이에 아버지와 딸이 잇따라 음주 운전자를 신고해 자칫 발생할지도 모를 대형사고를 미리 막은 것이다.
2월 27일 오전 0시 9분쯤 부산 금정산 터널 기장 방면에서 강 아무개 씨(25·여)가 앞서가던 렉스턴 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하자 음주운전이 의심스럽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렉스턴은 저속으로 운행하다가 갑자기 차선을 넘나들고 터널 벽을 스치는 등 위험천만한 운전으로 자칫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강 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렉스턴을 10㎞가량 뒤따라가며 차량 번호를 알려주는 등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마침 삼일절 연휴를 맞아 과속차량을 단속하려고 나온 고속도로 순찰차량이 강 씨가 신고한 렉스턴을 발견하고, 철마나들목 부근에서 해당 차량을 가로막고 운전자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렉스턴 운전자 A씨(50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는 만취 수준이었다.
앞서 택시기사인 강 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 26일 부산진구에서 택시 등 차량을 충돌하고 도주한 음주운전 차량을 추적하고 신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귀갓길을 벗어나 음주 의심 차량을 신고하고 추적해 큰 사고를 막은 운전자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