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상대를 찾아 드려요
▲ 기혼자 전용 데이트 사이트 ‘글리덴’ 화면 캡처. |
불륜을 주선해 주는 데이트 사이트가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리덴(Gleeden.com)’은 이성을 찾아주는 데이트 사이트이긴 하지만 기존의 사이트와는 성격이 다르다. ‘기혼자’들 전용이란 점에서 불륜 상대를 찾아준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래 꾸준히 증가해서 현재 46만 명을 넘은 상태다. 싱글도 가입할 수 있지만 대부분 유부남, 유부녀들이 주를 이루며, 연령대는 25~45세까지 다양하다.
이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글리덴’의 대변인인 폴린 댈러노이는 “기존의 데이트 사이트 회원들 중 30%가 사실은 기혼자들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즉, 서로 결혼한 사실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글리덴’이라는 것이다.
가입비는 무료이며, 남자 회원이 상대 여성에게 쪽지나 메일을 보낼 때에만 소정의 요금이 부과된다. 단, 처음 보낼 때에만 과징되며, 그 다음부터는 무료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연락을 하는 방법은 채팅과 이메일 등 두 가지가 있다. 채팅은 여러 사람과 할 수 있는 반면 이메일은 1대1로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주로 지루한 일상에서 자극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입하지만 무엇보다도 특히 해외출장이 잦은 유부남 남성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외국에서는 아무리 늦은 밤이어도 귀가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들킬 염려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심리적 안도감 때문에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의 회원들은 대부분 가정이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다. 댈러노이 대변인은 “회원들 중 실제로 이혼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저 일상의 자극을 찾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47%가 ‘원나이트스탠드 상대를 찾고 있을 뿐 이혼을 원하진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지난여름 아일랜드 화산 폭발 당시에는 “공항 대합실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불륜을 도와드릴게요”라는 광고 덕분에 당시 회원 수가 두 배가량 증가하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공개적으로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난에 시달리거나 때로는 가정파탄의 책임자로 고소되는 사례도 간혹 벌어지고 있어 골치를 썩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