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바하던 그 연습생 이미 데뷔했다”
▲ 사진은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한 장면.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지난해 가을 <일요신문>은 역삼동에서 호스트바를 직접 운영했던 방송관계자를 통해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이 대거 룸살롱과 호스트바에서 근무 중이라는 정보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취재 과정에서 실제로 호스트바에서 선수로 활동하다 연예계로 데뷔한 연습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연습생이란 아이돌 그룹 등으로 연예계 데뷔를 목적으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있는 이들인 터라 곧 누군가 데뷔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최근 연예계에 떠돌고 있는 소문의 주인공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 A다. 소속 아이돌 그룹은 물론 A의 경우 개별 활동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만약 A가 실제로 호스트바 선수 출신이라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A의 선수 출신설은 사실무근의 루머로 보였다. 호스트바의 주된 손님 층은 룸살롱 접대여성들이다. 따라서 관련 소문이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곳 역시 유흥업계다. 그렇지만 여러 유흥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A가 호스트바에서 근무했었다는 얘기를 확인할 수 없었다. 연습생들이 호스트바에서 ‘몰래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을 제보했던 방송관계자 역시 A가 선수 출신이라는 얘길 들어보지 못했다고 확인해줬다.
연예관계자들은 A가 데뷔 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힘겨웠다는 얘기가 와전돼 엉뚱한 소문이 생긴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또한 안티 팬들이 만들어낸 악의적인 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A 관련 소문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또 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 가운데 호스트바 선수 출신이 있다는 첩보가 접수됐다. 소문의 주인공 B는 아직 A처럼 개별 활동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인물은 아니다. 따라서 연예계에서 별다른 소문은 없지만 유흥업계에선 알음알음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일요신문>에 배우 C와 D가 각각 부산 지역과 서울 강남의 정빠(고급 호스트바. 텐프로 룸살롱과 비슷한 개념) 출신임을 제보한 현직 호스트바 마담 박 아무개 씨는 “요즘 선수 애들 사이에서 B 관련 소문이 많이 들린다”라며 “아마 호스트바에서 몰래바이트를 하던 연습생 가운데 최초로 데뷔한 인물일 것”이라는 얘길 들려준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습생 선수들은 그들만의 특징이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호스트바에서 선수로 활동하다 연예인이 되는 경우와 달리 이들은 애초부터 연예계 데뷔를 목표로 준비하며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수가 된 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이 가장 중시하는 ‘공사’(단골 여성 손님을 잡아 큰 돈을 얻어내는 행위)에는 별 관심이 없어 2차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라고. 호스트바에서도 ‘접대’보다는 노래와 춤 등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데 아예 접대는 하지 않고 룸을 돌아다니며 퍼포먼스만 보여주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연습생들이라 그런지 춤과 노래 실력은 출중하다. 어찌 보면 호스트바 선수보다는 텍가라오케 디제이에 가까운 개념일 수도 있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호스트바 선수 출신 연예인이 나날이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B의 경우처럼 연예계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 선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우선 첫 번째 이유다.
더욱 결정적인 이유는 호스트바 선수들의 의식 변화다. 2008년도 취재 당시만 해도 현직 선수들은 연예계 진출에 부정적이었다. 최대한 빨리 공사를 많이 쳐서 목돈을 모아 호스트바 업계를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많았다. 요즘에는 명문대에 재학 중인 선수들도 많은데 졸업 전까지 목돈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연예계로 진출한 선수들을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런 분위기를 뒤바꾼 결정적인 계기는 선수 출신 배우 D가 연예계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이미지까지 좋게 구축한 것이었다. 그 이전 호스트바 선수 출신 연예인들은 대부분 반짝 인기를 얻다 금세 시들해졌다. 그래서 다시 호스트바 업계로 되돌아온 경우도 있다. 명문대 출신의 강남 정빠 업계 최고의 선수로 분류되던 D의 연예계 진출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는데 그가 연예계에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자 선수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결국 이런 분위기는 연예계에 호스트바 선수 출신 연예인 관련 루머의 급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