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명 소탕한 ‘알카에다 킬러’
▲ 육해공 모든 작전에 투입되는 ‘네이비실’은 혹독한 특수훈련으로 유명하다. 6개월 훈련이 끝날 때쯤 절반이 포기한다고. |
우리에게는 영화 <지아이 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네이비실은 미 육군의 ‘델타 포스’와 함께 미국 내 최고의 대테러 부대로 불린다. 해상(Sea), 공중(Air), 육지(Land) 등의 머리글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육해공 모든 작전에 투입되는 전천후 부대이며, 주된 임무는 특수정찰, 인질구출, 대테러전, 수중장애물제거 등이다.
현재 전 세계에 배치된 부대원 수는 전체 7개 부대에 2500여 명이며, 지휘관-팀장-돌격요원-저격수-사수 등 16~20명이 한 팀을 이룬다.
네이비실의 시초는 2차세계대전 때 투입된 ‘잠수부대’다. 그 후 한국전쟁 때 다리폭파작전을 수행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정식으로 부대를 창설한 후 베트남전에서 비정규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점차 유명세를 탔다.
처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1983년 그레나다 침공작전 당시 네 명이 익사했고, 1985년 베이루트에서는 납치된 CIA 국장 구출작전에 실패했다. 심지어 1987년에는 스쿠버 장비 절도 사건으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클린턴 정부 시절 13명의 대원이 사망한 모가디슈 전투의 실패로 명예가 실추됐고 한번 떨어진 자존심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 정부가 이른바 ‘헌터 킬러’ 부대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대테러 부대였던 네이비실과 델타 포스 등 특수부대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19명의 대원이 사망한 최악의 작전으로 기록되어 있는 2005년 알카에다 소탕 작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보였으며, 사막의 폭풍 작전, 이라크 자유 작전 등에 참가해서 약 2000명 정도의 알카에다 요원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비실 가운데서도 가장 최정예로 꼽히고 있는 부대는 이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수행한 ‘팀식스(ST6)’다. ‘데브그루(DEVGRU)’라고도 불리는 엘리트 중에 엘리트만 모아놓은 이 부대는 까다롭고 중요한 일급기밀작전만 수행하며, 대테러 및 암살을 전문으로 한다. 보통 5년 이상의 경력자들만 모집하며, 대부분의 대원들은 외국어 하나씩은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안다. 가령 이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대원들 가운데 몇몇은 파슈토어(아프간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네이비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옥 훈련’ 혹은 ‘지옥 주간’이라고 불리는 혹독한 훈련과정이다. 체력훈련뿐만 아니라 두뇌훈련도 병행되며, 이밖에 수면부족 견디기, 저체온증 견디기 등 다양한 분야의 훈련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30개월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최종 통과하는 인원은 전체의 20%가량에 불과하다.
네이비실에서 8년 동안 근무했던 스튜 스미스는 “처음 6개월 동안은 기초훈련과정인 ‘기본수중폭파훈련’을 실시한다. 가장 힘든 과정으로써 수영, 달리기, 장애물 경주, 스쿠버 다이빙, 항해술, 보트조종, 다이빙, 정찰, 폭파, 육상전, 통신 등의 기술을 배운다”고 말했다.
6개월 훈련이 끝날 때쯤이면 이미 절반은 넘게 포기하며, 남은 인원들은 또 다시 집중적인 고강도 특수훈련을 받게 된다.
네이비실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은 다음과 같이 제한되어 있다. 우선 반드시 남자만 지원할 수 있고 미국시민이어야 하며 연령은 28세 이하여야 한다. 체력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먼저 ‘육군복무직업적격(ASVAB)’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