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전업 작곡가 이겼다고?
“저작권료는 쏠쏠(?)해요?”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MC 김구라가 비스트 멤버 용준형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에 용준형은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답했다. 이 문답으로 인해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용준형을 비롯해 지드래곤, 용감한 형제 등 인기 작곡가와 싱어송라이터의 저작권료에 대한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는 것. 덩달아 이들의 저작권료에 대한 추측성 기사도 넘쳐나고 있다. ‘저작권료 100억 원 설’부터 ‘지드래곤 저작권료 1위 설’까지…. <일요신문>에서는 가요계 수익의 꽃이라 불리는 저작권료에 대한 의혹들과 추측에 대해 알아보았다.
#저작권료 징수는 어떻게?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한 달에 받은 저작권료가 100만~200만 원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임재범이 받은 저작권료는 네티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방송활동이 전무(?)했던 임재범이 100만 원이 넘는 저작권료를 꾸준히 받았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의 호기심이 발동된 것. 그렇다면 임재범의 저작권료는 어떻게 징수된 것일까. <나는 가수다> 출연 전 임재범의 저작권료는 대부분 노래방 혹은 공연장 등에서 쓰여 징수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지난해 저작권료 징수액은 1028억 원. 저작권협회가 징수한 총 저작권료 가운데 노래방에서 징수한 저작권료 비율은 10%로 약 100억 원이 넘는다.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부르는 애창곡들이 저작권료로 고스란히 징수되는 것.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이라 알려진 임재범의 히트곡 ‘고해’ ‘너를 위해’ 등이 임재범 저작권료 수입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톱 10에 진입할 정도의 히트곡의 경우 해당 작곡가가 받게 될 저작권료는 곡당 1억~2억 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작곡가 A는 “작곡, 작사, 편곡자의 저작권료 분배비율이 4:4:2이다”라며 “공동 작사, 작곡일 경우 본인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는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톱 10에 진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1억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히트곡 하나면 ‘억’ 소리?
요즘 가장 ‘핫한’ 작곡가 가운데 한 명은 단연 ‘용감한 형제’다. 손담비, 씨스타, 박재범, 조성모, 유키스 등 아이돌 가수들의 히트곡 뒤에는 ‘용감한 형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나가는 작곡가인 그가 최근 들어 더욱 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바로 M.NET <비틀즈코드>에 출연해 3~4년 동안 받은 저작권료 매출이 100억 원이었다고 밝힌 것. 그뿐 아니라 브라운아이드걸즈의 ‘어쩌다’와 손담비의 ‘미쳤어’가 많은 수익을 냈다고 밝혀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그렇다면 ‘용감한 형제’가 밝힌 ‘저작권료 100억 원’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작곡가 A는 “공동 작업을 할 경우 저작권료를 분배하기 때문에 수입이 적어진다”라며 “용감한 형제는 공동 작곡을 거의 하지 않는 작곡가이기 때문에 수입이 다른 작곡가보다 많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 음악 관계자들은 당분간 100억 원이라는 저작권료 수입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용감한 형제’의 저작권료에 대해 “대부분의 연예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저작권료에 대한 내용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용감한 형제가 방송에서 밝힌 저작권료 액수는 저작권료를 포함한 총 매출일 가능성이 높다”며 “저작권료가 높다고 알려진 작곡가들도 1년에 10억에서 12억 원 정도를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료 부자 아이돌 등장
최근 구하라의 연인 ‘용준형’이 인기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그의 저작권료 수입 때문.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용준형의 곡은 29곡.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비스트 멤버 용준형이 자신의 저작권료에 대해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답해 네티즌들의 저작권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더욱이 저작권료 부자라고 불리는 조영수, 지드래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루머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이는 정확한 정보에 의한 것이 아니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한 작곡가는 “용준형은 공동 작사 혹은 공동 작곡이 많아 히트곡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 수익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히트곡을 만들어온 조영수 등과 비등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료 순위의 진실
2009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2008년 한 해 동안 조영수가 가장 많은 저작권료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조영수의 곡은 429곡. 씨야, SG워너비, 애프터스쿨, 각종 OST 등 수많은 가수를 스타로 자리매김시킨 그는 ‘히트곡의 전설’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최근 빅뱅의 멤버 승리가 방송에서 “지드래곤이 현재 저작권료 1위”라며 “작곡가 조영수보다 저작권료가 높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현재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지드래곤의 곡은 107곡. 조영수보다 등록된 곡의 수는 적지만 ‘대박곡’이 많아 ‘지드래곤 저작권료 1위 설’이 설득력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만 조영수 역시 엄청난 히트곡을 많이 만들어낸 작곡가다. 이에 대해 작곡가 A는 “지드래곤 같은 경우 최근 유럽, 일본 등 해외 활동으로 해외 저작권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해외 저작권료는 국내 저작권료보다 조금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곡가들이 꼽는 ‘저작권료 1위’는 조영수다. 이에 대해 작곡가 A는 “조영수는 오랜 시간동안 쌓아 놓은 곡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히트곡들도 많다”며 “많은 작곡가들이 저작권료 1위로 조영수 작곡가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