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서 긴급 기자회견 열고 불출마 밝혀
- 윤석열 당선인과 '깐부'…3선 도전 강하게 내비친 지 일주일 만에 불출마 선언
- 지역 정치권 '3선 피로도에 높지 않은 지지율 탓 겹친 게 아닌가'
[일요신문] "미래를 향한 초석은 어느 정도 다져 놓았다고 생각하며, 대구시장으로서의 저의 소명과 역할은 여기까지 인 것 같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히며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의사를 밝힌지 1주일만에 뒤집은 것이다.
권 시장 지지층 표심 향배가 주요 변수로 부상 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의 판도 일대는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이날 "포스트 코로나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는 것이 대구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다"며, "다음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대구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년의 임기 중 5년을 야당 시장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일해야 했고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하고 혁신으로 가는 앞길을 가로막았다"며, "극단적인 진영 대결과 니편 내편의 극명한 정치 지형에서 야당 시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구 코로나라는 조롱과 대구 봉쇄라는 모멸스러운 순간도 겪어야만 했고 시장인 저를 신천지로 모으는 정치적 낙인 찍기조차 감내해야만 했다. 가짜 백신 사기 사건의 주역으로 내몰리기도 했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권 시장은 정확한 불출마 결심 이유는 밝히지 않았고, 추가적인 질의응답은 거부했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건강에는 이상 없다. 당분간 쉬고 싶다"며, 일일이 악수를 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앞서 지난 29일 권 시장은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이철우 경북지사에게 자신의 불출마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의 불출마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3선에 대한 정치적 피로도와 본인의 노력과는 다르게 높지 않게 나오는 여론 지지도 때문 아니겠느냐는게 지역 정치권의 소리도 전해진다.
그간 권 시장은 윤석열 당선인과 '깐부'라고 내세우며 3선 도전 의사를 강하게 밝혀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중복 페널티 논란이 일었던 '현역 10%·무소속 출마 이력 15%' 감점 규정을 '1인당 받을 수 있는 최대 페널티를 10%'로 정리한 것이 이번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쟁에는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정상환 변호사 등이 나온 상태다.
최창현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