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집 떠도는 ‘점 집시’ 수두룩
▲ 사진출처=일본 점 인터넷 사이트 ‘mooa’ |
일본의 점집은 그야말로 대성황. 우리에게도 익숙한 별점, 띠 운세와 혈액형, 타로점은 기본.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는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종류의 점이 나돈다. 신종 점으로 급부상한 지문점, 색깔점 등이다.
가장 성업 중인 것은 전화점이나 직접 대면해 점을 보는 것이다. 예컨대 도쿄의 길거리 점집 중 가장 유명한 점술가 ‘신주쿠 마마’를 만나려고 손님들이 줄을 선다. 연애 등으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이나 돈 문제를 겪는 이들이 주 고객인데, 의외로 직장에서 고용불안 등을 느끼는 40~50대 남성도 자주 찾는다.
점 의존증이 심한 경우 매일같이 전화 통화를 하며 점술가와 상담할 경우 한 달 통화비로 10만 엔(약 140만 원)정도를 쓴다. 방문 점집의 경우 한 번 점치는 비용이 3000엔(약 4만 원)에서 1만 엔(약 14만 원) 정도인데, 문제는 점 의존증을 가진 이들은 여기저기 점집을 다니며 점을 보는 습관이다. 처음에는 복채가 싼 점집을 간다. 그러다가 ‘싸니까 믿을 수가 없다’며, 점점 더 비용이 비싼 점집 문을 두드린다. 그 후에는 비싼 곳만 계속해서 돌기 때문에 한 달에 복채만으로 15만 엔(약 208만 원)은 거뜬히 쓴다. 이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도 생겼다. ‘점 집시’. 점을 치러 집시처럼 떠돈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들은 점을 보며 불안한 기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결과가 좋건 나쁘건 금방 잊어버린다. 그러나 점 의존증의 경우, 점을 보면 볼수록 마음 속 두려움이 커진다. 그래서 결과에 상관없이 점을 보는 행위를 반복한다. 대부분은 2~3개월간 점을 보며, 30만 엔(약 406만 원) 정도를 쓰고 나면 돈이 아까워 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점술가에게 묻는 질문도 자신의 마음이나 행동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타인의 의향이나 막연한 내용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헤어진 연인이 돌아오겠느냐’, ‘돈은 언제 들어오느냐’란 식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 주체가 항상 자신이 아니다.
점 의존증을 분석한 책을 내놓은 일본의 정신과의 호사카 다카시 박사는 “자신의 판단력을 스스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점의존증이 의심스러워지면 일단 점집으로는 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스스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정 발길을 끊지 못하겠다면, 점을 보러 가기 전 한번쯤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명상을 해봐도 좋다. 정말 알고 싶은 게 뭔지, 왜 자신이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정신을 말끔히 정리정돈한다. 이때 종이 한 장에 자기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한 문제씩 적어 내려가면 도움이 된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점 의존 체크리스트
□ 복권을 사면 자신만 아는 특별한 곳에 넣어둔다.
□ 길을 가다 갑자기 점을 보곤 한다.
□ 신문 운세란을 읽고 나면 기분이 몹시 좋거나 나빠진다.
□ 새로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혈액형을 물어본다.
□ 좋아하는 사람과는 꼭 궁합을 맞춰본다.
□ 점을 보며 스트레스를 느끼곤 한다.
□ 일정기간 같은 내용으로 되풀이해서 여러 차례 점을 친 적이 있다.
□ 점 결과가 안 좋으면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다.
□ 비현실적인 꿈을 꾸며 집착하기도 한다.
□ 점을 보고 있으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안정이 되는 것을 느낀다.
□ 아무런 일이 없는데, 갑자기 불안해진다. 평소 걱정거리가 많다.
□ 쇼핑, 도박, 알코올 중독 등에 빠진 적이 있다.
□ 나쁜 결과가 나오면 절망한다.
□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말해준 점쟁이한테는 다시 안 가고 싶다.
□ 점을 보고 돈을 떼먹거나 돈을 빌려서 점을 본 적이 있다.
□ 7개 이상이면 점 의존증일 확률이 높다.
□ 복권을 사면 자신만 아는 특별한 곳에 넣어둔다.
□ 길을 가다 갑자기 점을 보곤 한다.
□ 신문 운세란을 읽고 나면 기분이 몹시 좋거나 나빠진다.
□ 새로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혈액형을 물어본다.
□ 좋아하는 사람과는 꼭 궁합을 맞춰본다.
□ 점을 보며 스트레스를 느끼곤 한다.
□ 일정기간 같은 내용으로 되풀이해서 여러 차례 점을 친 적이 있다.
□ 점 결과가 안 좋으면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다.
□ 비현실적인 꿈을 꾸며 집착하기도 한다.
□ 점을 보고 있으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안정이 되는 것을 느낀다.
□ 아무런 일이 없는데, 갑자기 불안해진다. 평소 걱정거리가 많다.
□ 쇼핑, 도박, 알코올 중독 등에 빠진 적이 있다.
□ 나쁜 결과가 나오면 절망한다.
□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말해준 점쟁이한테는 다시 안 가고 싶다.
□ 점을 보고 돈을 떼먹거나 돈을 빌려서 점을 본 적이 있다.
□ 7개 이상이면 점 의존증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