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이 키오스크 꺼리는 이유 “사용 방법 모르고, 뒷사람 눈치 보여”
서울디지털재단은 디지털 사회에서 필요한 디지털 소양, 지식, 능력 등 서울시민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파악하고자 실시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5000명에 대해 가구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특히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고령층 심층 분석을 위해 고령층을 만 55세 이상, 65세 이상,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QR코드, 키오스크, 배달앱 등 디지털 서비스 이용 능력뿐만 아니라 허위 정보 유포,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폭력 등 디지털 역기능 대처에 필요한 정보 판별과 이해, 윤리와 책임 의식, 안전 대응 능력 등이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디지털 역량 수준은 △디지털 태도 64.6점, △디지털 기술 이용 64.1점, △디지털 정보이해 63.1점, △디지털 안전 61.5점 순으로 나타났다. ‘비판적 정보이해’(59.7점), ‘보안’(52.6점)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은 전체 시민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여러 항목 중 △디지털 기술 이용역량 수준이 67.2%로 가장 격차가 컸다.
게다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고령층은 단 45.8%에 불과했다. 75세 이상 고령층은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로 패스트푸드점(53.3%), 카페(45.7%), 음식점(44.4%)을 꼽았다.
고령층이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순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고령층 5명 중 1명은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의 도움을 받는 방식은 ‘전화 문의(73.7%)’, ‘지역 거점방문(45.3%)’을 선호했다
지역별로는 5대 권역별 차이를 보였다. 도심권(종로·중구·용산)은 평균 대비 전반적 역량 수준이 높고,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디지털기기 보급률은 스마트폰(96.5%), 컴퓨터(67.5%), 태블릿PC(21.0%), 스마트워치·밴드(9.9%), 인공지능 스피커(9.0%), 피쳐폰(3.6%) 순이었다. 특히 피쳐폰 보급률은 65~74세(5.3%), 75세 이상(18.1%)에서 높았다.
재단은 해당 조사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디지털 포용 정책 수립과 서울시가 추진하는 수요자 맞춤형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및 지역별 교육자원 배분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사회에서 시민 모두가 소외나 배제 없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포용 사업을 더 촘촘히 기획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