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안철수 X파일’ 확보 나선 내막

안철수 ‘사돈에 팔촌’까지 훑는다

▲ 친박 진영이 안철수 교수 급부상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자 ‘안철수 X파일’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준선 기자 [e-mail]

친박 진영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을 위협하며 유력한 야권통합 후보로 떠오른 안 교수 파일을 축적해 내년 대선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현 의원들이 가담하고 있고, 이들은 몇몇 사정기관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잠룡’들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았던 친박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그만큼 안 교수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친박이 ‘안철수 X파일’ 확보에 나선 내막을 따라가 봤다.

“안철수가 자주 간다는 술집까지도 들여다봤다.”

얼마 전 기자와 만난 한 사정기관 관계자의 귀띔이다. 그는 “안 교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정작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부랴부랴 안 교수 체크에 나섰지만 워낙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어서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친박 측이 안 교수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라고 한다. ‘성역’으로만 여겼던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자 안 교수 스터디에 착수한 것이다. 특히 안 교수의 ‘약점’을 들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전언이다.

안 교수 파일 수집엔 박 전 대표 측근 의원실의 한 관계자와 전직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복수의 사정기관과도 ‘핫라인’을 개설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사정기관의 한 고위인사는 “친박도 나름대로 안 교수에 대한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한 부분에서 서로 돕는 것이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물론 양 측의 목적은 다르다. 우리는 고유의 업무라고 보는 게 맞고, 친박은 ‘주군’의 당선을 위해 하는 것 아니겠느냐. 친박이 더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측이 안 교수의 대선 출마를 대비해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들은 안 교수가 설립한 ‘안철수연구소’와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소문, 그리고 부인 김미경 씨를 비롯한 지인들을 둘러싼 의혹 등에 대한 파일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친박 의원실 보좌관은 “기존에 여의도를 중심으로 돌았던 얘기도 있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제보를 받은 것도 있다고 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직까지는 루머로 드러난 것들이 상당수일 뿐 아니라 ‘팩트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안 교수 주변을 살피는 과정에서 뭔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친박 측의 기대다.

친박계는 안 교수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안풍’의 파괴력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의 가장 큰 매력은 기성 정치권과는 무언가 다른 참신함이다. 혜성처럼 ‘반짝’ 등장했다 사라진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으냐.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해 모든 것이 노출되면 안 교수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네거티브를 바탕으로 한 구태의연한 방식이 젊은 층에게 먹힐 것이라고 판단하면 오산”이라면서 “설령 흠집을 잡을 만한 것이 터지더라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