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매수 5년 새 4배 증가…비공개 대화 땐 탐지 어렵고 집행유예도 66%

아동·청소년 성착취는 온라인을 주요 경로로 확산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의 ‘2025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착취 피해 지원센터를 이용한 만 12~18세 위기청소년 가운데 95.5%가 온라인을 통해 처음 성매매 목적의 성착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SNS를 통한 피해가 6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X 등 SNS에서는 조건만남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가격이나 장소 등을 제시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연락은 본계정으로 달라”며 별도의 X 계정으로 유도하거나 라인·텔레그램 등 메신저 링크를 남겨 1 대1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가출 청소년에게 숙식이나 생활비를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헬퍼’ 게시물도 확인됐다. 헬퍼는 보호자와 떨어져 지내는 청소년에게 잠자리나 돈 등을 지원하겠다며 접근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성적 대가를 요구하거나 성매매·성착취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돼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행 실종아동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보호자에게서 이탈한 아동·청소년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보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랜덤채팅 앱도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랜덤채팅은 닉네임이나 간단한 프로필만으로 가입한 뒤 성별·나이 등을 입력해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상당수 앱이 전화번호 인증 절차를 두고 있지만 이후 성별과 나이 등 기본 정보는 별다른 확인 없이 임의로 입력할 수 있다. 지난 8월 미성년자 4명을 상대로 성매수와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도 채팅 서비스를 통해 피해자들과 처음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도 온라인 성착취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4월부터 AI를 활용해 SNS와 랜덤채팅 앱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유인정보를 24시간 자동 수집·분석하고 신고·삭제까지 연계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 범죄에 대해 신분을 숨기고 접근하는 위장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AI 탐지의 경우 이용자들이 접촉한 뒤 개인 메시지나 텔레그램·라인 등 별도 메신저로 대화를 옮기면 탐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장수사 역시 검거 이후 기소와 처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계가 드러난다. 성착취 목적 대화죄의 중대성을 판단할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고, 위장수사의 필요성과 사후 승인 등을 두고 검경의 판단이 엇갈리는 사례도 있어서다.
적발된 뒤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은 점도 과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4년 선고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관련 판결 373건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은 모두 495명이었다. 선고된 징역형은 평균 약 2년에 그쳤고 전체 피고인 가운데 328명(66.3%)은 형 집행이 유예됐다. 주요 감경 요인은 ‘진지한 반성’(83.2%)과 ‘형사처벌 전력 없음’(76.8%)이었다.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대법원 양형기준은 법정형과 괴리가 크고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 성착취에 대한 처벌 수위와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학과 명예교수는 “반복적인 성매수나 미성년자 대상 성착취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채팅 앱 운영 업체와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