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조성 사업으로 하천 치수기능 악화…2016년, 2018년 ‘차바’, ‘콩레이’ 때도 범람
- 하천 공원화 사업 지역 주민, 포스코, 언론 등 경고…정부가 책임 느껴야
- 소하천 관리부실도 원인 지목…이원화 돼 있는 하천관리 시스템 정비해야
- 태풍 수해 대비 하천 준설 등 하천기능 회복…정부가 적극 나서야
[일요신문] 제11호 태풍 '힌남로'로 많은 피해를 발생 시킨 포항 지역 '냉천'의 범람 원인이 이명박 정부 시절 벌인 '고향의 강 정비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포항 침수피해 점검 및 지원대책단'은 포항 태풍 최대 피해지역인 '냉천'과 '포스코'를 방문해, 침수피해상황 점검 및 수해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김한정(산자위 간사), 최인호(국토위 간사)국회의원을 공동 단장으로 산자위 김용민, 김정호, 양이원영, 이동주, 이용선, 이장섭, 이용빈. 행안위 오영환. 환노위 진성준. 국회운영위 강민정 국회의원 등 관련 상임위원 12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현장 브리핑과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포스코와 포항시의회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3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냉천이 범람한 원인으로 "MB정부시절 수립된 지류·지천 정비계획을 당시 야당과 일부 언론,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들은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여당으로서 책임을 회피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하고 비난했다.
오영환(원내대변인) 의원은 "이미 언론에서 팩트체크 됐듯이 '냉천'은 이명박 정부의 '고향의 강 정비사업'으로 선정될 당시 320억원을 들여 자전거 도로, 산책로, 체육시설, 테마공원 등 공원조성 사업으로 진행했다. 이로 인해 하천의 치수기능이 악화돼 2016년과 2018년 '차바', '콩레이'가 왔을 때도 범람해 침수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은 "이번 태풍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하천 공원화 사업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포스코,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경고 했음에도 왜 시정되지 않았는지 정부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냉천' 등 지방천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 사실상 이번 수해는 소하천에 대한 관리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라며, "이원화 돼 있는 하천관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원화 사업 이후 '냉천'의 하천폭이 8m이상 줄어들고 심한곳은 25m 가까이 감소했다는 전문가 및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 제기돼 최근 잦아지는 태풍 수해에 대비한 하천 준설 등 하천기능 회복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