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종교이념 공적인 영역까지 몰래 들여왔다가 들켜
- 수성문화재단, 수성구청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 결정할 방침
[일요신문] 대구 범어도서관장 A씨의 직위 해제됐다. 직원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몰래 책상에 '부적'을 붙이고 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달 4일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에서 직원 B씨가 자신의 책상 아래쪽에 부착된 부적을 발견했다. 그 문제의 책상은 관장 A씨가 직접 지정해 준 자리였다.
당시 관장 A씨는 부적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으나, 지난 7일 직원 B씨 등 10여명에게 자신이 직접 부적을 붙였다고 실토했다.
관장 A씨는 '직원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 붙였다. 대통령도 (부적을 붙이는 일 등) 하는 데 무엇이 문제냐'라며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적인 종교 이념을 공적인 자리에까지 강요했고, 그것도 '몰래' 하다가 들켰지만 반성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직원들은 이같은 관장 A씨의 사적인 종교이념에 대한 강제와 반성없는 변명을 '갑질'로 판단하고, 노사협의회 측에 징계를 요구하는 익명의 서명을 제출했다.
관장 A씨의 징계요구에 서명한 직원은 총 54명으로 전해진다.
결국 수성문화재단은 노사협의회를 열고 관장 직위를 해제했다. 수성구청은 A관장의 부적사건과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노사협의회는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