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회장’
▲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 ||
삼성그룹은 회장이 중요한 투자, 사장단 인사, 그룹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빼곤 대부분을 사장단이 결정한다. 그래서 비서실장은 그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장을 대신해 전반적으로 파악해야 했다. 그룹관계의 일이 비서실장 업무의 50%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 대정부 관계 업무, 대경제계 대화, 회장의 개인적인 일과 가족의 일까지 도맡는 것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이 회장은 주로 승지원이나 자택에서 외부 인사를 만나는데 비서실에서는 약속된 대상자의 이력과 경력, 기호까지 미리 챙겨야 한다.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미리 조사한다. 지금까지 누구를 만났고, 회장하고는 언제 만난 적이 있으며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를 기록하며 관리한다.
또 상대가 이번에 만나는 목적과 나올 얘기를 예상해 결론까지 준비해야 하는 철저함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회장이 면담할 때는 비서실장이 대부분 배석한다.
이런 철저한 사전정보의 중요성은 선대 회장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다. 이병철 회장도 생전에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그 사람에 대해 철저히 알아본 뒤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