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뭉친 패션계 구태 벗고 변화 입어
▲ 5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에서 열리고 있는 2012년 춘계 서울패션위크 현장.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에 합류한 조명례 대한패션디자이너협회 회장은 “지난해 서울패션위크를 담당해오던 서울패션센터가 폐쇄되면서 걱정도 많았지만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서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며 “지금까지 각기 다른 단체에 속해 나뉘어져 있던 디자이너들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모두가 바란 일인 만큼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탄생으로 서울패션위크는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도모했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주도했던 행사 운영에서 벗어나 디자이너 선정부터 장소, 스케줄까지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서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덕분에 이번 서울패션위크에는 유난히 ‘최초·최대’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었다.
우선 행사 규모부터 남달랐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37명을 포함해 60명이 넘는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역대 최고 규모를 자랑했다. 또 그동안 컬렉션을 중단했던 최정상급 디자이너 이신우가 컴백쇼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해외에서 찬사를 받은 작품들도 무대에 올라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창립준비위원인 김석원 디자이너는 “10년 넘게 서울패션위크가 진행됐지만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설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였다. 행사 참가를 위해서는 유명 디자이너들도 심사를 거쳐야 했는데 이 때문에 참여도가 낮았다”며 “또 순번이나 날짜도 서울시에서 지정하는 것에 맞춰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선배들의 양보와 추첨을 통한 공평한 선정방식으로 누구도 불만 없이 순번이 정해졌다. 작은 변화지만 디자이너들에겐 큰 성과”라고 평했다.
▲ 5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에서 열리고 있는 2012년 춘계 서울패션위크 현장.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행사 초반에는 강풍을 동반한 눈비가 내려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도 발생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고정된 장소보다는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고 외국 바이어들에게 서울의 명소를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도 “답답한 실내보다 탁 트인 실외에서 다양한 무대 연출을 보여줘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이상봉 디자이너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이 자리가 벅차기도 하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우리 디자이너들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서울시를 비롯해 이번에 뜻을 모으며 서로를 위해 양보를 아끼지 않은 선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