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국민 삶과 희망 지켜낼 의무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했나 돌아봐야”
오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0일 오늘은 제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이다.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긴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 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 소방관 출신이다. 21대 국회에서 생명 안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많은 성과가 있었다. 소방시설법 전부개정, 화재예방법, 화재조사법 제정, 소방관 공상추정법 개정을 이뤄냈다”면서도 “그러나 사회와 역사를 바꾸어 가는 시간, 많은 비극과 절망도 뒤따랐다. 매년 현장에서 동료들이 쓰러졌다. 많은 노력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발 늦어버린 현실의 한계 앞에 절망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낯선 감염병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삶과 희망을 지켜내야 하는 의무 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과연 국회가 그 이후의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을 담아 녹여내는 용광로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하여 국민께 안정과 신뢰를 드렸는지, 이제는 돌아봐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 무너진 민생경제와 국민의 고통 속에 현 정부 실정을 지적하는 것조차 방탄으로 매도하고, 모든 문제가 전 정부 탓이냐 현 정부 무능 때문이냐의 극한 대립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질 못하며 작은 양보와 타협조차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화를 거부하고 오로지 수사와 감사의 칼부터 들이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 고집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진정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실 것을 요청한다. 이전 정권을 겨냥한 냉혹한 수사의 칼날이 결코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의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당부했다.
또한 “상대 정당을 극악한 부패정당으로 매도한다 한들, 내년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집권 여당을 선택할 것이란 착각을 멈추길 바란다. 오히려 검찰과 정권에 대한 불신을 극대화하며 진영 갈등만 더욱 깊어진 채 혐오만 가득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오 의원은 “정치 입문을 제의받던 자리에서 저는 4년 뒤에는 무조건 다시 소방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단 한 순간도 돌아간다는 마음은 변한 적이 없다. 이제 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저의 사명, 제가 있던 곳이자 있어야 할 곳, 국민의 곁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저는 돌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관 출신으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던 만큼, 맡겨주신 역할을 충실히 한 뒤 본연의 사명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 회복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길 감히 소망한다”며 “정치인으로서의 도전은 멈추겠지만, 21대 국회 마지막 날까지 국민의 생명 안전을 더욱 두터이 보호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단 한 걸음이라도 더 이루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