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이지만 너무 행복해요
드라마 <싸인>을 통해 이름을 알린 뒤 영화 <너는 펫>에 출연했으며 최근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추적자 THE CHASER> <신사의 품격> 등에 출연했다. 단연 최고의 화제작과 히트작에만 출연한 배우지만 아직 정아랑이라는 여배우의 이름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 단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싸인>이 워낙 화제작이다 보니 짧은 배역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연쇄살인범의 두 번째 피해자인 여고생 역할이었는데 덕분에 제 기사도 여러 개 나왔죠.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정아람’이라고 잘못 나온 기사도 있었어요.”
중앙대학교에서 고전무용을 전공하며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는 정아랑.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뮤지컬과 연극 등 각종 무대에 서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어 직접 연예기획사 사무실을 찾아다닌 정아랑은 2년 전부터 여러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학창시절의 난 존재감 없고 소극적인 아이였어요. 그런데 집에선 정반대였죠. 아무래도 밖에서 풀지 못하는 부분을 마음이 편한 집에서 다 풀어냈던 것 같아요. 이런 상반된 모습이 정말 큰 스트레스였어요. 문득 배우가 돼 연기로 다른 사람을 표현하다보면 내 마음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용도 시작한 거였죠. 무용을 하며 무언가를 표현하는 게 너무 행복했는데 배우가 되면 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첫 번째 목표는 이미 이뤘다고 한다. 성격이 밝게 변한 것이다. 마냥 소극적이었던 그가 이제는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로 기자와 눈을 맞추고 자신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는 ‘진급’이 목표에요. 비록 단역이지만 현장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어요. 사실 배우를 꿈꾸는 이들이 워낙 많아 단역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너무 행복해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제가 연기하는 한 장면이라도 나오고 자막에 제 이름이 나오는 게 얼마나 행복한데요. 지금은 단역에 충실한 ‘말단’이지만 이제 조금씩 진급해야죠. 단역에서 조연으로, 또 더 큰 비중의 캐릭터로 조금씩 올라가고 싶어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