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 스님의 행복론 “선행을 하면 할수록 욕심이 줄고 행복이 늘어난다”
- 종교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모든 종교의 핵심은 우리의 삶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안전하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고, 좋은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내가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준다고 여겨지는 조건이나 대상을 구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되고, 더 수익성이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되는 게 보통 사람들이 행복을 얻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조건이나 대상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똑같은 조건이나 대상을 가져다 줘도 어떤 사람은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부처님은 행복의 원인인 마음을 싫어하는 마음에서 좋아하는 마음으로 만들라고 가르치십니다. 싫어하면 괴로움을 주고, 좋아하면 즐거움을 주니까."
- 부처님의 행복론을 설명하시는데.
"괴로움에서 즐거움을 구하려고 할 때 그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사람의 마음 상태가 더 불만족스럽고 불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어차피 내 욕심, 내 마음, 내가 버릴 수도 있잖아요. 버리면 버릴 수록 나는 더 쉽게 만족하고, 더 행복해지는 거죠.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는 선행을 하시면 됩니다. 내가 갖고 싶지만, 내가 남을 준다는 건 욕심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 거든요. 선행을 하면 할수록 욕심이 줄게 됩니다. 내가 부족해도 선행을 통해 도와주다 보니까 내가 왠지 즐겁거든요. 욕심을 내리고 선행을 하는 게 훨씬 더 만족스럽고 오래 지속된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쉽고, 빠르고, 더 많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선행인 것입니다.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행복은 건강할 때 행복입니다. 내가 늙고 아프고 중환자실에 있으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죽고 나서는 그게 전혀 도움을 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선행을 하게 되면 늙고 병들고 죽음이 오더라도 쉽게 행복하고, 덜 괴롭고, 덜 불만족하게 됩니다. 이는 선행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 이 몸이 끝나고 나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 '종교는 우리의 삶 속에 있다’고 강조하십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을 통해서 어떻게 일반 대중에게 구현해 낼 것이냐가 전법, 전도의 핵심입니다. 가르침을 위해서 살거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게 오히려 괴로움이라면 아무도 실천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니면 겉으로 실천한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실천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행복을 준다면 누구라도 실천할 것입니다. 행복을 다른 방법으로 얻는 것보다 이것이 훨씬 쉬운데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삶 속에서 본인들이 실천할수록 하는 방법이 선행입니다. 봉사하고, 이웃을 위해 더 노력해주고, 함께 행복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종교가 우리 인간들에게 가르쳐준 근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보살행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진짜 행복의 방법입니다. 말로만 가르쳐주고 교리로만 가르쳐주고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같이 해줘야 합니다. 실제로 하지 않으면 누가 믿겠습니까. 그래서 직접 함께 몸으로 실천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마음이 현대인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제일 먼저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마음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도 마음이고, 실천해 가는 과정도 마음이 계속 그 길로 가야됩니다. 그래서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마음부터 출발하고 결과가 나오는 데 그 결과를 결정하는 것도 마음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결과만 봅니다. 결과까지 가려고 하면 마음이 변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 길을 가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마음의 본성입니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마음을 일으켰다가도 좀 불편하면 마음을 바꿉니다. 무슨 일이든지 내가 시작해서 이루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내가 진짜 바라는 일이면 작은일은 3년, 큰일은 10년이 필요합니다. 10년짜리 큰일을 3년 하다가 힘들어 다른 일로 바꾸면 또 10년이 필요하게 됩니다. 바꾸고 또 바꾸면 10년이 지났을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마음이 만들어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끊임없이 그 마음의 의지를 가지고 가기에 성공을 하게 됩니다. 그런 것을 가르쳐주는 게 종교입니다."
- 서양에서 유행하는 명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불교의 불자를 떼자고 합니다. 종교라고 하니까 구태의연한 것으로 보는 고정관념이 생겼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도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젊은이들이 경험도 안 해보고 알지도 못하면서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줄 때 명상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미국,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명상은 불교의 수행법입니다. 명상의 권위자들이 불교의 불자를 떼고 현대인들이 왜 명상이 필요한지, 명상을 실천했을 때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불교의 수행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집약해서 서양식으로 체계화시킨 것입니다. 마음, 행복이 왜 필요한지 로드맵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행복을 원하는, 행복을 만들어가는 로드맵, 마음 수행을 통해서 행복을 만드는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명상을 합니다. 마음이 정리가 되어야 내 할 일을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 능률이 오르고,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명상을 하게 되면 직원들이 아주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일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게 됩니다. 과거에는 스님들이 하던 명상을 이제 대기업에서 자신들의 회사를 위해서, 직원들 자신을 위해서 하게 됩니다. 불교는 삶에 필요한 지혜입니다. 불자를 붙여놓았다고 불교가 아닙니다. 실천해야 합니다. 절을 늘리고, 신도를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바른 행복을 찾는데 도움을 줘야 합니다."
임진수 전국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