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치수사, 괴롭히기 수사,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경기도에 따르면 12월 4일 검찰 수사관 40명이 경기도청에 왔다. 남부청 36명, 북부청에 4명이다. 이들은 도지사 비서실, 총무과, 도의회를 특정하고 공무원 23명을 특정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동연 지사는 “작년 7월에 취임한 저와 비서실 직원들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 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따졌지만 검찰은 4일부터 8일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지사는 “도저히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사”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인카드 유용 사건은 2021년 이전에 발생했다. 김 지사 취임은 2022년 7월이다. 도지사 비서실 직원들도 전원 김동연 지사 취임 이후 비서실로 발령됐다. 전임 도지사 시절 비서실 직원은 현재 비서실에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비서실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도 2022년 7월 구입한 것이라고 김 지사는 말했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한 비서실 컴퓨터에 2021년 이전 기록이 담겨있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검찰은 비서실 컴퓨터의 포렌식을 진행했다. 비서실 직원들은 책상에 앉아 있지도 못했다. 김동연 지사는 “한시도 쉼 없이 일해야 하는 도지사와 도지사를 보좌하는 비서실의 업무가 마비됐다. 아무것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한 달 사이 법인카드 관련해서 28명의 실무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어떤 직원은 가택까지 압수수색을 받았다. 김동연 지사는 “집에 부인 혼자 있는데 집을 압수수색 했다고 한다. 휴대폰을 뺏긴 직원이 다시 구입하자 그 휴대폰까지 압수수색 했다. 어떤 직원은 수사받다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심정을 이해하겠다고까지 했다. 왜 경기도 공무원들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이미 지난해 10월 두 번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늘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김 지사는 말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22년 2월 2일 KBS 보도를 통해 수면위로 올라왔다. 2022년 상반기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자체 감사를 벌여 관련 자료를 모두 수사기관에 넘겼고 검찰은 이후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14개월 만에 다시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엑스포 유치 실패로 흔들리는 여론을 압수수색이라는 카드로 환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 “이게 과연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법치인가? 지금 대통령은 공정한가?”라면서 “잘못이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수사는 어떤가? 수많은 건으로 경기도를 장기간 집요하게 수사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