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은 인기순? 명문대 모셔가기 경쟁도
▲ f(x)의 크리스탈. 올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두 대학에 동시 합격해 선택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
올해에도 수능 전에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연예인들이 있다. f(x)의 크리스탈은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동시 합격해 대학 선택의 여유를 갖게 됐다. 달샤벳 수빈 역시 건국대 영화과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동시 합격했다.
걸스데이 혜리도 건국대 영화과에 합격했다. 건국대는 올해부터 연예특기자 전형을 폐지해 연예인들도 연기 일반전형에 응시해야만 했음에도 혜리는 당당히 수시 전형에서 대학 합격의 영예를 누렸다.
걸그룹 AOA의 유경은 예원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합격했으며 카라 강지영은 수능 하루 전인 11월 7일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강지영은 지난해 수능 시험을 치렀으나 대학 진학은 하지 않았다.
일부 연예인들은 일반 고등학생과 같은 조건으로 수능 시험에 도전했다. 포미닛의 권소현은 여느 수험생들처럼 수수하고 따뜻한 복장으로 수험장에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권소현을 위해 포미닛 멤버들이 엿하고 떡을 선물하기도 했다. B.A.P의 종업도 수능을 치렀다. 같은 B.A.P 멤버 힘찬은 자신의 SNS에 종업을 위해 만든 계란덮밥과 유부초밥 도시락을 공개해 종업의 수능 시험을 응원했다.
▲ 걸스데이 혜리 |
반면 대학 낙방의 고배를 마신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데뷔 11년차인 아역 배우 노영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시 전형에서 탈락해 올해 다시 대입에 도전한 재수생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거 연극영화과 실기에서 탈락한 심경을 전했던 노영학은 2012년 11월 6일에 자신의 SNS를 통해 또 다시 낙방 소식을 전했다. “아쉽지만 좋은 소식은 내년으로! 올해는 촬영 때문에 준비를 많이 못해서 특별 전형으로 한 군데만 넣었었다”고 밝힌 노영학은 “여러분 걱정 마시라. 연기자는 경험이 중요하다는데 여러분께 리얼한 삼수생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 아이돌·아역배우 희비
사실 대입 실패를 공개하고 있는 연예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노영학처럼 아역배우 출신 연예인들 가운데 이런 낙방의 아픔을 겪은 연예인들이 많다고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이 너무 연예인의 인지도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연예계의 대세가 K-POP이 되면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들이 혜택을 입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연극영화과, 방송연예과 등의 경우 연기 실기를 보지만 오랜 경험을 가진 아역배우보다 가수 출신 아이돌들의 수시 합격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고 있다. 연기 경험보다는 인기가 대입에서 더 중시되고 있는 셈.
그러나 이처럼 대입에서까지 연예인이 인기로 평가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연예관계자는 “연극영화과 입학 연예인 가운데 아이돌 출신 가수의 수가 아역배우를 크게 넘어섰다”면서 “이런 현상으로 인해 아역 배우는 성인이 돼 성인 배우로 성장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고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가 급증하는 현상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 당찬 연예인들 대입 포기도
올해 대입 예정 연령대 연예인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유, 수지, 동호, 공민지 등이 모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셈이다.
▲ 수지. 박은숙 기자 |
또한 무늬만 대학생이라는 비난에 휩싸여 괜한 이미지 훼손만 가져올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 여기에 인기 스타라는 타이틀만 유지하고 있다면 대학은 언제든 입학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들은 연초부터 대입 연령대인 인기 연예인 및 그들의 소속사와 접촉하면서 자신들의 대학으로 진학해 줄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몇몇 톱스타의 경우 명문 대학들까지 나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런 쟁탈전에 휘말렸던 연예인들은 대부분 대입을 포기했다.
대입 합격을 간절히 기원하는 수많은 수험생 및 가족들과는 달리 인기 연예인의 경우 오히려 대학 측의 구애를 거절하느라 힘겨루기를 하는 웃지 못 할 대입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