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수위 높은 동명 영화 리메이크…밀실 활용 감춰지고 뒤틀린 인간 욕망 다뤄
11월 20일로 개봉일을 확정한 영화 ‘히든페이스’가 10월 22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에 돌입했다.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를 표방한 ‘히든페이스’는 지휘자 ‘성진’(송승헌 분)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이자 그의 약혼녀인 ‘수연’(조여정 분)이 어느 날 영상 편지만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추면서 시작된다.
수연을 대신해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후배 첼리스트 ‘미주’(박지현 분)에게 성진은 강한 끌림을 느끼고 비 오는 밤 수연의 집에서 성진과 미주는 서로의 욕망에 휩쓸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다. 그런데 사라진 수연은 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혼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자신의 집 안 밀실에 갇힌 수연은 성진과 미주의 숨은 민낯을 지켜본다.
아직 ‘히든페이스’의 관람등급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가 유력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내용 자체가 파격적이다. ‘갇혔다 지켜봤다 벗겨졌다’가 영화 홍보 메인 카피다. 이 영화는 콜롬비아에서 제작돼 2011년 개봉한 안드레스 바이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인데, 이 작품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파격적인 노출 신이 등장한다.
연출을 맡은 김대우 감독의 기존 작품들을 봐도 청소년 관람불가에 무게가 실린다. 영화 포스터에는 김대우 감독의 이름 앞에 그의 대표작인 ‘방자전’과 ‘인간중독’이 적혀 있는데 두 편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다. ‘방자전’에선 조여정이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선보였으며 ‘인간중독’에서도 임지연이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했다.
세간의 시선은 박지현에게 집중된다. 박지현은 2015년 잡지모델로 등장해 연예계에 입문, 2017년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한 뒤 이듬해인 2018년 영화 ‘곤지암’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0년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021년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등을 통해 거듭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다 2022년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확실한 얼굴도장을 찍었다. 2024년에는 SBS 드라마 ‘재벌X형사’를 통해 주연급으로 거듭났다.
데뷔 10여 년 만에 주연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박지현의 다음 도전은 ‘히든페이스’다. ‘곤지암’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크린의 메인 가운데 하나로 관객 앞에 서게 됐다. 연기의 수위가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방자전’과 ‘인간중독’ 등 김대우 감독의 전작들을 감안하면 예상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방자전’은 조여정의 파격 연기로 화제가 되면서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다. 드라마 위주로 활동하던 조여정은 이 작품 이후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2019년에는 아카데미를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했다. ‘방자전’은 잘 알려진 ‘춘향전’을 이몽룡이 아닌 방자를 중심으로 풀어낸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방자전’의 인연으로 조여정은 ‘인간중독’과 ‘히든페이스’에서도 김대우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인간중독’은 임지연의 장편 데뷔작이자 첫 상업영화다. 송승헌과 호흡을 맞춰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이며 데뷔한 임지연은 대종상영화제,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임지연은 영화 ‘간신’, ‘럭키’, ‘타짜: 원 아이드 잭’, ‘유체이탈자’,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등에 출연했으며 2022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통해 박연진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조여정은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자 했고, 임지연은 장편 데뷔작에 도전하는 신인으로서 대중의 ‘주목’이 필요하던 차에 각각 김대우 감독의 작품을 만났다. 박지현도 ‘히든페이스’ 출연이 2021년 11월 확정됐고, 2022년 5월 촬영이 시작됐다는 점을 본다면 당시는 아직 ‘재벌집 막내아들’이 방영되기 전 신예 시절이었던 만큼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였을 수 있다.
다만 박지현은 ‘재벌X형사’를 발판으로 막 주연급으로 거듭났기에 노출이 불가피한 설정의 영화라 하더라도 수위는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김대우 감독의 첫 연출작인 ‘음란서생’에서 설정상 노출 연기가 포함됐지만 주연 여배우 김민정의 연기 수위가 매우 낮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박지현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제작보고회에서 송승헌은 “성진은 욕망이 가득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캐릭터다. 약혼녀가 사라지고 미주를 만나게 되면서 숨겨둔 욕망이 드러난다”고 캐릭터를 설명하며 “밥 먹자고 얘기해서 감독님이 어떤 얘기를 해주실지 감이 왔고, 어떤 작품이든 감독님과 함께라면 오케이라는 생각으로 나갔다. 그 정도로 감독님을 신뢰한다”며 김대우 감독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조여정은 “흙수저인 성진과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랐고, 소유욕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라고 자신의 캐릭터 수연을 설명하며 “밀실에 갇힌 사람이니까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두드리게 된다. 대본을 봤을 때부터 각오는 했는데 계속 두드리고 끊임없이 고함치는 게 힘들었다. 최대한 밀실에 적응하려고 했고, 끝나고 나니까 밀실과 정이 들었다. 데뷔 이래 가장 많이 소리를 지른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수연을 찾는 성진을 만나게 되면서 해서는 안 되는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라고 자신이 맡은 미주 캐릭터를 설명한 뒤 “세트장이 잘 구현돼 있었다. 감정을 이입하는 데 너무 편안했고, 여정 선배님과 마주 보고 연기했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정확한 디렉션을 주셔서 저는 자유롭고도 행복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