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맞지만 열심히 산다”…‘금수저전쟁’ 8인이 전하는 진짜 이야기
“금수저들도 솔직히 말해서 정말 열심히 살거든요. 주어진 조건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좀 더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 남들보다 한걸음 더 뛰어다니는데, 부모 배경 때문에 그런 노력은 다 지워버리고 ‘너는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났으니까’라는 편견을 좀 깨고 싶었다” ‘스타크’ 임재겸의 말이다.
13일 진행된 ‘금수저전쟁’ 기자간담회에서는 치열했던 경쟁의 이면이 공개됐다. 섭외에 응한 이유와 소회, 생존 게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폭로가 쏟아지기도 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STUDIO X+U’와 함께 공동제작을 맡은 최은하 갤럭시파이드 크리에이션 대표는 금수저를 메인 콘셉으로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별별 얘기가 다 공개되는 시대다. 그런데 금수저는 어떻게 사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려진 바가 적었다. 이들이 어떤 챌린지를 하면 대중이 같이 흥미롭고 즐겁게 볼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금수저의 정의에 대해서도 수많은 제작진이 자기 편견과 싸워야 했다”며 “누구는 무조건 재벌 기업이어야 한다, 누구는 자기 집 한 채만 있어도 금수저 아니냐는 등 기준이 제각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섭외 과정도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최 대표는 “연락처 따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았다.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만나서 여러 차례 이제 설득을 하고 그리고 고심들 하신 끝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섭외를 수차례 거절했다. 매스컴으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시대다. 금수저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이 90% 정도 될 거라 생각했다”라며 ‘윤씨’ 이윤선은 출연을 망설였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먼성’ 김헌성은 “처음에 정중히 거절을 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런데 작가의 진정성 있는 섭외 제안을 받고 결국 나가게 됐다”면서 “나는 출연하면 잃을 게 있지만 회사는 얻는 게 많더라. 홍보도 많이 되고, 자연스레 브랜딩이 되니까 출연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제로베이스’라는 설정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내놨다. ‘무무’ 박무현은 “부모님한테서 돈만 물려받는 게 아니라 경험적인 것도, 학교를 좋은 데 나오는 것도, 공부를 잘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부모님 덕”이라고 말했다.
‘자인’ 이승환은 “인간의 구성에는 내적(성격, 지능), 외적(외모, 건강), 환경적(네트워크, 지적·금전적 자산) 요소가 있다. 제로베이스라고 한다고 했을 때 여기 프로그램에서 하는 거는 유형적 자산 중에서도 돈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금전적으로 제로베이스긴 하겠지만 다른 요소들이 돈보다 더 많은 영향을 준다.진정한 제로베이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 간의 갈등도 있었다. ‘윤씨’ 이윤선은 “정보를 스타크한테 드렸는데 벌써 다 사갔다. 그 배신감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쭉 갔다”고 털어놨다. ‘무무’ 박무현 역시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며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인혜’ 김경훈은 일부 참가자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경훈은 ‘제로베이스면 주어진 것들과 룰에 있는 것들로만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는데, 자꾸 기존의 것을 끌고 오려 하고 본인이 가진 힘을 이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훈은 “나는 제로베이스를 하면서 되게 재밌었다. 제로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야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서 제로베이스가 안 됐다. 얼마나 기대고 살았으면 ‘제로베이스 게임’이라고 하고 판을 깔아줘도 절대 자기 것을 내려놓지 못하길래 지켜보면서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프로그램을 보면 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앞으로 현실 미션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뒤로 갈수록 출연진 눈들이 뒤집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금수저전쟁’은 현재 U+모바일tv에서 방영 중이다.
금수저 전쟁 8인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스타크’ 임재겸은 커피에 진심인 ‘플렉스 본좌’. 스타벅스 건물을 지을 정도로 커피 사업에 열정적인 사업가다. ‘먼성’ 김헌성은 ‘호텔 대표’라는 타이틀에 붙은 ‘낙하산’ 꼬리표를 떼고 싶어 출연을 결심한 호텔리어다.
‘Yunsyy’ 이윤선은 8살부터 싱가포르, 뉴욕 등 해외생활을 한 ‘보석재벌 2세’다. 28세의 최연소 참가자다. 브라질과 칠레에서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등의 보석 원석을 가공 판매하는 기업의 2세다.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람보르기니 등 하이엔드 브랜드의 파티를 기획하며 ‘파티의 여왕’으로도 불리고 있다.
‘로빈슨’ 이준석은 “다들 이만큼 사는 줄 알았다”는 부산 ‘택시재벌 3세’다. 27살에 회사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현재 아버지 밑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인’ 이승환은 ‘재벌 1세’를 꿈꾸는 ‘대기업 손자’로 재벌집 막내아들로 불린다. 출연료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인혜’ 김경훈은 “압구정 금수저 중 내가 제일 똑똑하다”며 자신감 넘치는 ‘압구정 뇌섹남’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출신으로 수리영역 전국 0.003%를 기록한 수재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서울대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며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무무’ 박무현은 동물 마스크팩으로 글로벌 흥행신화를 쓴 코스메틱 브랜드의 2세다. 화장품 이야기로만 5시간 수다도 가능한 ‘코스메틱 덕후’다. 올해 초 1인 화장품 사업을 시작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중이지만, 언젠가 아버지를 뛰어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드러냈다.
‘제나’ 이지나는 7개의 벤처 IT기업 창업가의 2세다. 서울대 석박사 출신 천재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아 20살에 홍콩대 경제금융학과를 조기 졸업한 브레인이다. 출연자 중 유일하게 대기업에 취업해 7년간의 직장 생활을 했다. 이들은 ‘제로시티’에서 0원으로 시작해 자신만의 능력으로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