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니어 돌봄타운 지정에 AI 사랑방 개설…“노인 인구 급증 대비한 핵심 사업”
앞서 경기도는 올해 7월 포천시 관인면을 AI 시니어 돌봄타운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했다. 포천시 관인면의 노인 인구는 1192명으로 관인면 전체 인구의 47%를 차지한다. 경기도 내 읍면동 중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경기도 전체 노인 인구 비율인 16%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관인면과 연천군은 철원군의 접경지역으로 경기도 최북단이다. 면적은 69.7km로 안양시의 1.2배에 달한다. 하지만 지역 내 민간병원이 없다. 게다가 경로당 외에 마땅한 돌봄 인프라도 없어 가장 가까운 복지시설인 포천시 노인복지관까지 차량으로 1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경기도는 AI 시니어 돌봄타운으로 어르신 돌봄 공백을 메우고 AI 통합돌봄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AI 시니어 돌봄타운에서는 인공지능 상담원이 주 1회 안부를 확인하는 AI 노인 말벗서비스가 제공된다. 어르신이 스스로 집에서 스마트폰을 활용, 건강진단(AI헬스케어)을 받을 수도 있다. 돌봄매니저가 매칭된 어르신을 상시 관리하는 ‘늘편한 AI케어’ 시범사업도 지원한다.
또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의료원의 ‘찾아가는 돌봄의료센터’ 연계서비스를 제공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향상을 위해 AI 체험 및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어르신 IT행복누림터도 조성했다.
AI 시니어 돌봄타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자 경기도는 AI 사랑방을 추가해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경기도는 12월 3일 인지력 증진 프로그램 및 치매 인공지능 진단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체험 공간인 ‘AI 사랑방’을 개설했다.
AI 사랑방은 포천시 관인작은도서관 2층 약 99㎡ 공간에 조성됐다. 사업비 1억 원은 KB국민은행이 후원했다. AI 사랑방 내 AI즐김터에는 어르신이 실내에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기기, 동작인식 카메라가 탑재된 AR(증강현실) 스포츠기기, 스텝운동 매트 등이 설치됐다.
평소 식당에서 비대면 주문, 무인 계산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해 교육용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어르신들이 실제 키오스크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주문할 수 있도록 교육용 키오스크가 연습을 돕는다.
2023년 서울디지털재단의 설문조사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해봤다는 응답이 고령층(65세 이상)의 57.1%를 차지했다. 절반가량의 노인이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뒷사람의 눈치가 보여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교육용 키오스크를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도 있겠지만 AI 사랑방에 설치한 교육용 키오스크는 어르신들의 요구와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고 볼 수 있다. 키오스크가 어려워 음식 주문을 포기한다는 응답이 있을 만큼 키오스크 사용은 어르신들에게 중대한 문제다.
AI즐김터 옆에는 디지털 교육과 각종 프로그램 활동이 가능한 배움터, 어르신과 모든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주민소통공간 무인카페 나눔터도 생겼다. AI 사랑방에는 전담 매니저가 상주한다. 매니저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어르신 여가·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내 고등학교와 인근 군인부대 봉사단이 어르신 1:1 디지털멘토링도 함께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포천시 관인면에서 내년 1월부터 3개월간 이동편의서비스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관내 의료기관이 없는 관인면 어르신들을 위해 관인노인복지센터와 (주)파파모빌리티가 협업해 어르신들의 왕복 이동을 지원한다. 차량은 휠체어 탑재도 가능한 특수차량이다. 지역사회에서 전담기사를 채용해 일자리도 창출한다.
경기도는 “노인 인구 급증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노인 돌봄 체계 마련은 민선8기 경기도의 핵심 사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