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대선에 영향 우려” 불출석 사유서 제출…검찰 체포영장 발부 강행할지 관심
김건희 여사 측은 14일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 지난 2월부터 김 여사 측은 검찰의 “검찰청사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수개월째 응답이 없었다. 이번에는 날짜를 특정해 정식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한 만큼 김 여사 측이 계속 불응할 경우 추후 체포영장 발부 후 집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거’ 확보한 검찰, 소환 조사 불가피 판단
검찰은 명태균 씨 측이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한 경위에 대해 추궁했다. 이를 토대로 김 여사에게 명 씨 도움을 받은 배경과 그 대가로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2024년 4월 총선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상민 전 검사,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의 공천에 관여했는지 등을 물을 방침이다. 추가로 3년 전 국민의힘 평택시장과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는지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 여사 측은 “특정 정당의 공천 개입 의혹에 관한 조사가 강행되면 추측성 보도가 양산돼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김 여사 측이 계속 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등을 통한 강제 수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공천 개입과 관련해 핵심 증거들을 확보한 만큼 대면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직 중일 때와 달라진 수사 흐름이다. 검찰은 2024년 7월 김건희 여사를 검찰 청사가 아닌 제3지역에서 비공개 조사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김 여사도 영부인 신분을 잃어 이번엔 소환 조사를 피할 명분이 사라진 만큼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해서 소환 불응하면 체포영장 발부 등도 강행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후문이다.
검찰 흐름에 정통한 법조인은 “조사 절차에 있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나 보안이 지금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청사 소환이 당연한 상황”이라며 “검찰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비판하겠지만 검찰 등 수사기관에는 자연스러운 판단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 윤 전 대통령? 최종 책임 묻는 대상은 누구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더 큰 책임을 물을 것인지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받은 무상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대가로 2022년 보궐선거 당시 김 여사의 부탁을 받고 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당선인 신분에서 국민의힘의 공천에 개입했다면 ‘공무원 신분에서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은 7년,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최대 10년으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여사 측은 “김 여사는 민간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인 6개월이 이미 지났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시절 정치 뇌물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국회의원이나 총리,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 가족에게 주어진 뇌물의 경우 이를 해당 정치인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대가를 바라고 준 것으로 해석하고 정치인 1명만 기소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를 조사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이 이 과정을 인지하거나 관여했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때도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 5000만 원 현금과 1230만 원 상당 양복)에게 가족들이 받은 뇌물을 모두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바 있다. 김윤옥 여사, 아들 이시형 씨,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씨 등 친인척도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수사를 하면서도 법적 책임은 이 전 대통령에게만 물은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의 경우 지난 대선 전부터 비상계엄 직전까지 각종 논란에 계속 휘말리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검찰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모두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며 “김 여사가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 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수 있을 텐데 구속을 한 뒤 기소를 하지 않는 것도 조금 이례적이기 때문에 검찰 윗선에서 ‘기소 범위’를 고려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