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투입된 예산 4억 원…적정성 논란
- 군의원, 올해 축제 예산 제대로 어떻게 쓰였는지 '따져봐야'
- 축제 방향 고민해야 할 때…지역에서 추구하는 고유한 가치 드러내야
- 멜론 축제에 멜론 차지하는 비중 '빈약'…문제도 일어
- 멜론 농가 참여는 전무… 농가 60여 곳 중 4곳 참여
- 농민들 "축제가 열리는지 조차도 몰랐다"…누구를 위한 축제이고, 행정인지 '안타까워'
- 지역 주민들과 초청가수 보러 온 단체 팬들과 '갈등'도 빚어
- 고령군, 관람객들 눈과 입 동시에 사로잡았다 '자평'
[일요신문] 경북 고령군이 수억원을 들여 마련한 '2025 고령멜빙축제'가 반쪽의 성공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고령군이 주최하고 고령군관광협의회 주관으로 지난 7~9일 대가야문화누리 일원에서 열린 '2025 고령멜빙축제'가 마무리 됐다.
군은 이번 축제를 'Melo-ON(멜로=사랑, ON=작동, 시작)'을 주제로, 고령의 특산품인 멜론과 빙수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축제임을 내세웠다.
스포츠와 오락 요소를 접목한 '멜림픽'(멜론컬링, 사격, 게이트볼 등)과 더위를 날리는 워터건 & 버블쇼, 멜론빙수 만들기 체험, 멜론향수 만들기, 멜론부채 만들기, 멜론슬라임 만들기 등 멜론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고령에서 직접 재배된 멜론을 저렴하게 방문자들에게 구매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했다.
이번 축제는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사랑 받는 고령의 특산물인 멜론과 극강의 시원함을 자랑하는 여름 대표 디저트 빙수를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더해져, 관람객들의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았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이다.
군은 주최측 추산 5만 5000-6만 명 정도가 축제장을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멜론+빙수인 멜빙 축제'가 아닌 고령군 주최 각 종 행사의 집합체라는 수식어를 떨쳐내지 못 할 것으로 보여진다.
행사 중 '가야금 100대 공연'은 국가재난사태인 대형 산불 여파로 취소됐던 '고령대가야축제'의 일환이며, '군민가왕 선발대회', '고령뮤직페스티벌', '제1회 대가야대왕배 어르신 파크골프대회' 등 행사는 별도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즉, 멜론 행사와는 별도의 예산이 편성 된 행사들이 마치 멜빙축제 행사의 한 부분 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고 있어 4억 원이라는 예산에 대한 적정성 논란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고령군의회 한 의원은 "(2025 고령멜빙축제) 올해 축제 예산이 제대로 어떻게 쓰였는지, 그에 대한 문제점 등이 없는 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축제 비용의 경우 올해 집행된 예산 대비 내년도 예산은 인상되는 경우가 보통이라, 다시 낮추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군의원은 "대규모 예산이 해당 농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의문이다. 가수 공연 등은 축제 관심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나, 정작 농가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행사의 본질은 희미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형 콘텐츠나 농가를 위한 부스 운영 등에 더 많은 예산이 활용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멜론 축제에 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빈약했다는 문제도 일고 있다.
실제로 고령 지역 멜론 농가 60 여 곳 중 이번 축제에 참여한 농가는 4곳에 불과 했다. 이들 참여 농가는 축제측에서 마련한 판매 부스 2곳에 2개 농가로 나뉘어 특별한 홍보 없이 멜론을 판매해야만 했다.
멜론 판매 부스에 참여한 A대표는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준비한 멜론은 어느 정도 판매는 했다. 하지만 멜론 농사를 짓고 판매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참 많다. 군에서 지역 특산품인 멜론을 홍보하고 멜론 농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준비한 행사에 멜론을 판매하는 부수도 2개 밖에 없고 멜론 농가의 참여는 전무 한 생태"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행사 주최측에서 멜론의 발전성을 위해 시식회 등을 통해 종류별 선호도 조사도 좀 하고, 종묘사 등이 참여해 멜론 농가들에게 새로운 품종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내년에 이 행사가 또 개최된다면 농민들의 의견 수렴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B씨(45)는 "대구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축제에 참여 했는데, 대가야 고분 등 볼거리도 많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는 했다. 하지만 체험 프로그램인 멜론빙수는 5000원이라는 체험료를 내고 멜론 색소를 넣은 얼름에 멜론 3조각이 전부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멜론 농민들은 "멜론 축제가 개최 됐다는데 실지로 우리는 축제가 열리는지 조차도 몰랐다. 누구를 위한 축제이며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참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유명가수가 온다고 해 축제장을 방문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돌아왔다"며 "주민들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특정 가수 팬들만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를 두고, 축제를 흥행 위주로 평가하는 지적도 대두 된다. 고령군의회 한 의원은 "축제측에서 방문자들 모집에 실패하지 않으려고 유명 가수를 부른다면, 상업적 기관과 다를 바 없다"며, "특히 유명 가수에 의존한 행사는 과도한 예산 문제와 축제 본연의 개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축제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다.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면서 지역에서 추구하는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는 축제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멜빙 축제' 콘텐츠 개발 등 내년 위한 과제 남아
고령군은 2025고령 멜빙 축제에 대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큰 호응 속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자평하며, 고령군 최대 규모의 여름축제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남철 군수는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 경쟁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군민과 함께 만드는 축제, 지속 가능한 관광정책을 통해 고령을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취소된 '고령대가야축제'의 일부 프로그램 등 이 함께 열린 올해 축제에 비해 내년 4월 '대가야 축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면 과연 '멜빙 축제' 만의 콘텐츠 개발과 많은 관광객들의 유입 등은 내년을 위한 과제로 남았다.
최창현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