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상환 능력 없는 채무자부터 구제 취지…‘도덕적 헤이’ 경고 있지만 정부 “3분기 내 세부안 발표” 의지

방식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해 별도의 채무조정 기구를 만들어 연체 채권을 금융사로부터 일괄 매입한 뒤 소각한다. 채무조정 기구가 금융사와 협의해 연체 채무를 직접 사들이기 때문에 채무자(자영업자)가 별도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기구가 연체 채권을 매입하면 일단 해당 채무에 대한 추심은 중단된다.
채무 전액 감면은 개인 파산 수준으로 상환 능력이 없다고 인정돼야 가능하며 빚을 일부 갚을 수 있지만 상환 능력이 많이 낮다고 판단되는 채무자는 원금의 최대 80%까지 감면, 잔액은 10년 이상 장기 분할 상환으로 갚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0.79%여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4년 2배 이상인 1.67%로 올랐다. 취약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23년 8.90%에서 2024년 11.16%로 1년 새 2.26%포인트 뛰었다.
이러한 현실에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느라 불가피하게 늘어난 채무에 대해 재정이 책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체 상태가 지속되는 것보다 신속한 채무정리를 통해 정상적 경제활동 복귀를 돕는 것이 사회적 비용 절감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은 채무자의 3년 내 재연체율은 22.6%로, 같은 기간 조정을 받지 않은 집단(42.3%)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다. 채무 조정이 단기적 회복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신용 회복과 상환 능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데이터다.
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채무 조정과 정부 융자 패키지를 함께 받은 자영업자의 생존율은 단일 지원자 대비 약 1.8배 높았다. 이는 복합적 금융지원을 통해 경영 회복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은 “채무자의 상환 의지가 약화되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채무자가 파산 상태를 피하거나 부채 상환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도 있고, 반대로 다른 성실 채무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의 방향 자체는 시의적이라고 보면서도 선별 기준과 후속 지원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는 구체적인 탕감 대상 기준과 비율, 신청 절차 등을 포함한 시행 세부안을 올해 3분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 채무 탕감 조치는 1년 정도 걸려 내년쯤 이뤄질 예정이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