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방역 하청업체 ‘프리죤’ 직원 2명, 소송대리인 새로 선임하고 상고이유서 제출…SOP에 대한 판단 쟁점

프리죤 직원 2명은 지난 7월 14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냈다. 프리죤 직원 2명은 불법파견 소송 2심 패소 이후 지난 5월 22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들은 상고심 소송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율우 이정석 변호사 등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이정석 변호사는 1996년 판사 임관 이후 24년간 판사로 근무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내고 2020년 3월 법무법인 율우에 합류했다.
프리죤 직원 2명은 상고이유서에서 “심도 있는 법리 판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하게 청한다”며 “종전까지 근로자 파견 관련 소송은 주로 자동차, 조선, 제철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빈번하게 제기됐다. 이들 제조업종은 대체로 생산공정이 노동집약적이고 다수 협력업체 근로자가 원청 사업장에 투입돼 작업 구분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제약·바이오 같은 신산업 분야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프리죤 직원 2명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생산·품질관리 과정에 GMP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정한 SOP에 원고들(프리죤 직원 2명)이 수행한 업무의 세부적인 방법, 순서, 사용도구 등을 상세하게 정해 놓았다”며 “이를 기초로 업무요청서, 업무연락,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수단으로 반복적이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해왔는데도 항소심은 이러한 셀트리온 업무지시 내용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약품 연구·생산에 필요한 청정실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업무를 했다.
프리죤 직원 2명은 “야간 클리닝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프리죤 소속 근로자들은 셀트리온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작업 현장에 투입됐고, 작업 내용과 시점 등은 셀트리온이 제정한 SOP와 셀트리온 직원들의 구체적인 업무요청서, 업무연락,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확정되는 구조였다”며 “특정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이 아니라 근로자 파견계약이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징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소심은 SOP 규정이 프리죤 소속 근로자들의 야간 클리닝 업무 전반을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엄격하게 규율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어서 매우 부당하다. SOP 규정 위반은 즉시 현장에서 셀트리온 직원들의 점검과 지적에 의해 시정됐다”며 “특히 SOP 규정은 셀트리온 내부에서만 공유되고 대외적으로 엄격하게 영업비밀로 관리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셀트리온 직원들과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 근로자들은 공장 위생 관리 방법, 순서, 시기, 일정을 조율하는 등 유기적인 협조 관계를 구축했다. 셀트리온은 생산 대상 의약품을 변경하거나 미생물 관리 기준 초과 발생 등 경우 어김없이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에 작업을 요청했다”며 “셀트리온 물류팀 직원들은 생산설비에 대한 클리닝 업무를 담당하는데 프리죤 소속 근로자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리죤 직원 2명은 프리죤이 야간 클리닝팀 근로자들에 대해 독자적 인사 권한도 행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 근로자 채용 면접 과정에 셀트리온 물류팀 과장이 참여한 적도 있다”며 “프리죤은 셀트리온과 맺은 계약에서 정한 인원 이상을 야간 클리닝에 투입하려면 셀트리온과 협의 또는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재량을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소심은 셀트리온 물류팀 과장이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 채용 면접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런데도 “셀트리온 물류팀 과장은 프리죤 대표와 개인적 친분으로 사무실에 방문해 면접에 참여한 적이 있으나 실제 면접을 진행한 사실은 없다”는 프리죤 인사팀 직원 증언을 받아들여 셀트리온이 프리죤 근로자 채용에 개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소송을 제기한 프리죤 직원 2명 중 1명이 입사지원서를 셀트리온에 제출한 사실,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 근로자들이 셀트리온 이메일 계정을 받은 사실 또한 인정했다. 하지만 프리죤 직원이 근로계약서는 프리죤과 작성했고, “셀트리온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적 없다”고 프리죤 직원이 증언했다는 등 이유로 프리죤이 독자적 인사 권한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프리죤 직원 2명은 야간 클리닝 업무를 위한 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않고 인력을 공급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프리죤 직원 2명은 “프리죤은 야간 클리닝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인식조차 갖추지 못해 단지 셀트리온에 일정한 수의 근로자를 공급해 근로자 수에 따라 도급비를 받았다”며 “프리죤 야간 클리닝팀 근로자들은 작업 도중 소모품이 부족하거나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프리죤이 아닌 셀트리온 직원들에게 구매를 요청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프리죤 직원 2명은 프리죤 사측으로부터 합의를 종용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리죤 팀장 A 씨는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한 직원 2명을 2019년 8월 만나 “개인적으로 명예보다 돈이 좋다”며 “그런 것에 대해 결코 섭섭지 않을 조건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관련기사 [단독] 불법파견 아니라더니…셀트리온 하청업체, 뒤에선 합의 종용 의혹).
한편 셀트리온은 프리죤 직원 2명이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한 이후 2019년 8월경 프리죤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취급 도급 신고를 했다. 셀트리온은 2005년부터 프리죤과 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도급 신고 제도는 2015년 1월 1일 시행됐다. 그런데 불법파견 소송이 제기된 후에야 도급 신고를 했다(관련기사 [단독] 4년이나 가만있다가…셀트리온 뒤늦은 유해화학물질 도급 신고 까닭).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