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스트’ ‘인터베일리’ 등 최은순 잔고증명서 위조에 관련…조 씨, 김 씨와 공동 경영 의혹 “사적 인연일 뿐”
일요신문 취재 결과,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가 설립한 비마이카의 일부 임원은 김예성 씨가 로버스트와 인터베일리에서 사임한 이후 이들 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해 청산 업무에 관여했다. 해당 임원들은 현재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IMS모빌리티와 같은 건물에 주소지를 두고 렌터카 알선업 등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예성 씨와는 개인적 인연일 뿐”이라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의 해명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 씨는 2013년 설립된 비마이카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김예성-조영탁’은 동갑내기 친구이자 동업자다.
#최은순 씨 잔고증명서 위조에 사용된 회사, 비마이카 임원이 청산

회사 위치도 바꿨다. 김 씨는 2013년 1월 강남구 삼성동에 있던 회사를 강남구 테헤란로 신안빌딩 3층으로 옮겼다. 같은 건물에는 신안저축은행이 있었다. 이후 김 씨는 신안저축은행을 상대로 대출 중개를 하면서 김건희 씨의 사업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로버스트가 김건희 씨와 김예성 씨의 이권 공유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의심한다. 실제로 로버스트가 김건희 씨 일가 사업에 동원된 정황은 적지 않다. 로버스트는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요 전시회인 ‘점핑위드러브전’의 제작투자를 진행했는데 코바나컨텐츠는 이 전시로 업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김예성 씨가 김건희 씨의 모친 최은순 씨의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해준 곳도 로버스트 사무실이다. 그는 2013년 4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려는 최 씨의 부탁을 받고 최 씨의 통장에 총 349억 원이 있는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로버스트 사무실에서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으로 최 씨는 징역 1년, 김 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날 조영탁 대표가 로버스트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조 대표는 2013년 4월 1일부터 23일까지 로버스트 사내이사로 있었다. 로버스트는 투자자문업체로 렌터카 사업과는 무관한 회사였다. 조 대표 입장에선 자신의 사업과 관련이 없는 법인에 사내이사로 취임한 셈이다.
이에 대해 IMS모빌리티 측은 “비마이카 창업 준비 전 김 씨가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별 뜻 없이 등기에 잠시 이름을 올려준 적이 있는데 그 시점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인연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김 씨의 사임 이후 로버스트의 청산 업무를 맡은 이가 바로 비마이카 임원 A 씨였기 때문이다. A 씨는 김 씨가 사임한 날인 2019년 1월 2일 로버스트의 새로운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2023년 4월 1일 법인이 해산될 때까지 유일한 사내이사로 있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로버스트의 청산종결일은 2023년 6월 13일이며 청산인은 A 씨였다.
A 씨는 이와 별개로 제주도에 위치한 원루프라는 또 다른 업체에서도 ‘김예성-조영탁’ 두 사람과 함께 사내이사를 지냈다. 당시 김 씨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조 대표는 사내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최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업자 안소현 씨는 2020년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 씨가 인터베일리는 김(예성) 씨 회사라 그랬다. 인터베일리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가지고 와서 ‘김 씨가 우리 일을 신경 써줬으니 여기에 맞는 물권이 있으면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사실상 인터베일리를 소유했다는 점은 판결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총 4장의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면서 1장의 증명서에 예금주를 인터베일리로 적었다. 김 씨가 인터베일리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힘든 일이다.
이런 인터베일리도 로버스트와 비슷한 절차를 밟아 해산됐다. 비마이카 임원이 사내이사로 들어와 회사를 청산한 것이다. 청산인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비마이카 사내이사를 지낸 B 씨였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B 씨는 2018년 12월 인터베일리의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2020년 2월 인터베일리를 해산했다. 이 시기 B 씨는 조 대표와 함께 김 씨가 설립한 또 다른 렌터카 중개업체 싸이드스텝에도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현재 B 씨는 또 다른 렌터카 알선업체를 차려 이사직을 맡고 있다. 확인 결과, 이 회사 역시 IMS모빌리티와 같은 곳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으며, 직전 감사는 C 씨였다.
일각에선 김 씨와 조 대표 그리고 이들과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 여러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실질적으로 공동 경영을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회사 이름만 바뀌었을 뿐 회전문 인사와 같이 인적 구성이 반복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 씨가 조 대표와 사내이사로 함께 이름을 올린 곳은 로버스트, 비마이카, 싸이드스텝과 아이마스 등 최소 4곳이었다.
일요신문은 23일 조영탁 대표 등 IMS모빌리티 측에 관련 질의를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 했다. 다만 조 대표는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개인적 인연일 뿐, 김 씨는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김 씨와) 과거 BNP파리바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었고, 사업을 구상하던 시기에 김 씨가 창업한 회사의 사무실 일부 공간을 빌려 쓴 것뿐”이라며 “김 씨와의 관계를 통해 특혜를 받은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끈끈한 동업자 관계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 특검 수사가 주목된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